출범 100일을 맞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야당은 일제히 혹평을 내놓았다. 특히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부의 안보 의식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국민의당까지 야3당은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 포퓰리즘 정책 등을 문제삼고 나섰다. 오는 8월 임시국회와 정기국회에서 정부 여당을 향한 만만치 않은 공세가 예상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한마디로 ‘내로남불 100일’로 규정한다"면서 "‘실망과 무능, 독선과 포퓰리즘의 100일’이라고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100일을 ▲안보 '먹통' ▲행태 '쇼통' ▲협치 '불통' ▲포퓰리즘 ▲졸속 ▲인사 '망사' ▲급진 ▲퍼주기 ▲폭탄 ▲장악 등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특히 그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국내적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완료하는 것,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공고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인식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협치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인사와 정책에서 보듯이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야당에게 쫓아오라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엄청난 기싸움이 있을 것"이라며 예고했다.
이혜훈 대표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이 정부의 100일을 돌아보니 소통의 모양새는 갖추려 하는데 소통은 미흡하고, 일머리가 서툴러서 국민 불안이 고조될 뿐 아니라 나라 곳간이 거덜날 상황에 처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 역시 보수야당답게 정부의 안보관을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꼬집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제재와 압박을 초고강도로 높여야 될 상황인데 문 대통령은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조차 방점이 대화에 있었다"면서 "베를린구상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못 버리고 북한의 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보와 관련한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며, 국민의당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밖에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 역시 탈원전, 부동산 대책, 문재인케어 및 증세 대책 등을 향해 졸속, 과잉복지 등으로 규정했다.
국민의당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실천 전략과 방안이 없는 달콤하고 솔깃한 정책으로 국민을 최면과 환각에 빠트렸다"고 평가했다.
박 비대위원장 역시 불안한 외교 안보, 협치 파기, 코드 인사, 포퓰리즘 정책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는 제2기 노무현 정권이라고 비판하는, 즉 아류정권이라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비난도 보탰다.
야3당의 이 같은 비판의 저변에는 하반기 국회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의 중심에 서서 이슈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만큼 여야 간 신경전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