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상반기 흑자···‘유가 급락·노사 갈등’ 앞길은 캄캄

2017-08-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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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가 상반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각사 제공]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하반기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을 대처하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3사는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지난해 극심했던 수주절벽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지연됐던 해양플랜트 인도가 순차적으로 이뤄진 덕분이다. 다만 인력감축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이룬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다.
한해의 절반은 무사히 넘겼으나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선박·해양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고 수주 공백으로 직장을 잃은 본사 및 2·3차 협력사 직원들의 반발로 인한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등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조선부문 영업이익 2788억원을 달성하며 2016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6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이어갔다.

수주 물량도 순항하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상반기 모두 72척에 47억81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액(75억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영업이익 481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또 대규모 수주 잇따라 이끌어 내며 상반기에만 15척(51억 달러)를 기록, 올 한해 수주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880억원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7척(7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다만 조선 3사의 상반기 흑자를 두고 구조조정, 비용감축 등 자구책을 통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수주 절벽이 극심했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나아졌지만 이를 개선 시점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반기 동안 조선업계는 순환무급 휴직, 인력감축,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치 않다. 유가급락은 하반기 조선업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해양플랜트, 원유 운반선 등의 발주에 긍정적이지만 하락은 그 반대의 상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생산량 증가와 러시아의 생산량 증가 언급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7월 OPEC 원유생산량이 전월 대비 9만배럴 증가한 3300만 배럴, 수출량은 2611만배럴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유가 하락요인이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조선 3사의 흑자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수주 상황, 자구안의 지속적인 이행 등으로 나아졌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 유가 하락 등의 요인이 이어진다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내 협력업체들의 퇴출은 하반기 조선산업의 위기를 증폭시킬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조선사별 협력업체 및 임직원 수는 △현대중공업이 250여개사, 2만7000여명 △대우조선해양이 140여개사, 2만8000여명 △삼성중공업은 150여개사, 2만8000여명으로, 3사에 속한 협력사 직원 수는 8만3000여명에 이른다.

전체 선박 건조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이 담당하는 비중은 평균 8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들에게 배분됐던 조업물량을 본사에서 소화하면서 상당수의 협력업체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던 직원들 가운데 급여와 퇴직금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아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퇴직 직원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정책이 한계가 있어 그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라면서 “이들이 조선사 본사로 불만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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