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권주자, 첫 TV토론 격돌…安 출마 비판 집중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이 14일 서울 상암동 JTBC사옥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후보. [사진=서울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당 당권주자들이 14일 첫 TV토론에 나섰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당의 구원투수임을 강조하는 한편, 논란 속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를 강하게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안 전 대표와 이언주 의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기호순)까지 4명의 후보는 JTBC 뉴스현장의 '1차 경선토론'에서 자신의 비전과 당 개혁 방안 등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쳤다.

당내 반대 여론 속에서 출사표를 던진 안 전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긴 성찰의 시간을 갖고 반성하고 단련해야 마땅한 순간에 이렇게 다시나온 제 마음과 진심을 헤아려달라"면서 "얼마나 걱정되면 제가 다시 나섰을까 한 번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이 무너진 것은 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없고 강력한 공당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경륜과 '당원주권조항'을 넣은 당헌 개정으로 당을 바꿀 것을 다짐했다. 

천 전 대표는 "민생개혁을 통해 온건 진보,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양날개 정당으로 다시 날아올라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 의원은 "어떠한 기득권도 이해관계도 저는 이 당에 갖고 있지 않아 모든 세력을 통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후보자들은 일제히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했다.

천 전 대표는 "지금 안 후보가 할 일은 지난 대선 때 안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뛴 저 천정배와 정동영, 이언주 후보를 꺾으려 '방안퉁수' 하는 게 아니다"라며, "당 최고 지도자답게 밖으로 눈을 돌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이기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안 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다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게 옳다"면서 "백의종군을 하든 상임선대위원장을 하든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든 당과 상의해서 (당이) 원하는대로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보통 상황이라면 저도 안 나섰을텐데 당이 소멸위기에 있다"면서 "엄중한 상황에 뒤로 나와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당원 여러분에게 판단을 맡기러 나왔다"고 반박했다.

지방선거 차출론에 대해서도 그는 "가장 중요한 게 당 개혁"이라며 "(새로운 당의) 진용이 어느정도 갖춰진 후 본격적으로 지방선거에 돌입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정 의원은 "어떻게 살릴 건가 그러면 진단이 정확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안 후보가 제2의 창당위, 인재영입위, 정치혁신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역대 정부 가운데서 위원회를 많이 만든 정부는 대개 무능하고 실패한 정부였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의원은 "안 후보나 정 후보, 천 후보도 당이 지금까지 어려워지는 동안 뭐했느냐고 묻고 싶고 왜 후배에게 기회를 줘서 당을 싹 바꾸자는 말을 못하느냐"고 아예 후보들 전원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 의원 역시 안 전 대표를 향해 "출마해서 의원들이 다 반대했을 때는 일일이 설득하고 함께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 같으면 삼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밤늦게 집으로 찾아가 울며 설득할텐데 왜 그렇게 안 하는지 안타깝다. 당이 쪼개지고 나면 아무리 잘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경선이 끝나고 당선이 되더라도 소통을 향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사실 우리의 상대는 바깥에 있지 않느냐, 단합에 모든 것을 바칠 생각"이라고 응수했다.

이밖에도 안 전 대표가 자신이 밝힌 노선인 '극중주의'와 관련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합리적 중도개혁'노선과 일맥상통한다고 한 데 대해, 정 의원이 "DJ (정책은) 민주주의·서민경제·햇볕정책"이라며 "외환위기(IMF)를 극복한 것은 극중주의, 무슨 주의가 아니라 국민을 단합시킨 리더십"이라며 설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