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외관이지만 고품질 생활용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이 회사도 부침은 있었다. 1980년 회사 설립 이래 조직이 비대해지고, 자신들의 퍼포먼스와 실적을 계량화하기 어려워지자 임직원들은 회사가 어떻게 되든 나와는 관계 없다는 이른바 대기업병에 걸린 것이다. 돈을 벌던 기업은 돈을 쓰는 회사로 변했다.
위기 상황에서 무인양품의 CEO는 임직원들이 생각치도 못한 처방책을 꺼내들었다. 그 처방책은 다름 아닌 소각로였다. 소각로 사건 이후 무인양품은 다시 성장세를 타고간다. 소각로는 도대체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 한국 등 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무인양품
지난달 5일 무인양품이 발표한 3~5월 실적에 따르면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무인양품은 패브릭, 가구·인테리어, 주방·생활용품, 화장품, 전자제품 등 집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을 취급한다.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다. 회사의 이름(無印·도장, 브랜드가 없음)에서 볼 수 있듯이 제품에는 회사 로고를 넣지 않으면서 좋은 제품(良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국에서의 매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6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78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무인양품은 2003년 11월 롯데상사(지분율 40%)와 손잡고 국내에 첫 상륙한 이래 전국에 21개 점포(2017년 2월)를 세우는 등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 무인양품의 위기극복은 소각장에서 시작
전 세계 26개국 418개 점포를 갖고 있는, 글로벌 회사에도 고비는 있었다. 2001년 8월, 창립 후 처음으로 적자를 맞이했던 것이다. 무인양품은 1980년에 설립됐다. 회사 내부적으로 큰 위기감에 휩싸였다.
일반적으로 적자와 같은 경영위기가 발생하면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물적, 인적 구조조정 내지는 인수합병(M&A), 혁신 시스템 도입 등의 치료법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시 무인양품을 이끌었던 마쓰이 다다미쓰(松井忠三)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앞서 언급된 경영학적인 치료법을 사용하기 보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충격요법’을 택했다. 그의 충격요법은 바로 임직원들을 직접 ‘소각장’에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잘 봐둬라.”
마쓰이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말을 던지면서 당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였던 재고들을 소각장에 던졌다. 임직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광경을 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마쓰이 사장이 소각장에서 정말로 불태우고 싶었던 것은 사실 재고가 아니라 임직원들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대기업병이었다. “회사가 잘 되든 말든 나와는 관계없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던 무인양품 임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이처럼 회사를 제삼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샘솟았던 것이다.
임직원들은 마쓰이 사장이 무인양품 재고를 소각장에 던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앞으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일었다. 마쓰이 사장의 충격요법이 임직원들의 마음에도 불을 지피게 한 것이다.
◆ 스스로 굴러가게 하는 힘, 기세의 경영학
마쓰이 사장의 이 같은 충격요법은 ‘손자병법’에도 나온다.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기세(氣勢)’를 만들어 낼 줄 안다. 기세란 둥근 돌을 천 길 높이의 산에서 굴러 내리게 하는 것이다. 타고난 장수는 기세라는 상황을 만들어 목석(木石)들로 하여금 스스로 구르게 한다.
마쓰이 사장은 제품이 안 팔려도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임직원들을 소각장 앞에 세워 불타는 제품들을 바라보게 했다. 이는 임직원들을 내리막길에 둠으로써 스스로 굴러가도록 한 것이다. 수장이란 무릇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전쟁 중에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살육의 현장에 기겁해 도망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쟁 중에는 늘 기력을 써 배가 고프다. 허기가 지면 싸울 힘이 없어 대열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 인간은 이렇게도 나약한 존재다.
그렇기에 손자는 인간 개개인에게 큰 기대를 걸지 말라고 했다. 개개인의 능력과 힘을 요구하는 대신 그 집단에 기세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도록 하라는 것이다. 나약한 개개인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세이기 때문이다.
마쓰이 사장은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임직원들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오히려 임직원들을 강렬하고 힘찬 기세로 채워주게 한 뒤 그들을 거침없이 나아가게 만들었다.
물론 이 회사도 부침은 있었다. 1980년 회사 설립 이래 조직이 비대해지고, 자신들의 퍼포먼스와 실적을 계량화하기 어려워지자 임직원들은 회사가 어떻게 되든 나와는 관계 없다는 이른바 대기업병에 걸린 것이다. 돈을 벌던 기업은 돈을 쓰는 회사로 변했다.
위기 상황에서 무인양품의 CEO는 임직원들이 생각치도 못한 처방책을 꺼내들었다. 그 처방책은 다름 아닌 소각로였다. 소각로 사건 이후 무인양품은 다시 성장세를 타고간다. 소각로는 도대체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 한국 등 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무인양품
지난달 5일 무인양품이 발표한 3~5월 실적에 따르면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무인양품은 패브릭, 가구·인테리어, 주방·생활용품, 화장품, 전자제품 등 집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을 취급한다.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다. 회사의 이름(無印·도장, 브랜드가 없음)에서 볼 수 있듯이 제품에는 회사 로고를 넣지 않으면서 좋은 제품(良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국에서의 매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6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78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무인양품은 2003년 11월 롯데상사(지분율 40%)와 손잡고 국내에 첫 상륙한 이래 전국에 21개 점포(2017년 2월)를 세우는 등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 무인양품의 위기극복은 소각장에서 시작
전 세계 26개국 418개 점포를 갖고 있는, 글로벌 회사에도 고비는 있었다. 2001년 8월, 창립 후 처음으로 적자를 맞이했던 것이다. 무인양품은 1980년에 설립됐다. 회사 내부적으로 큰 위기감에 휩싸였다.
일반적으로 적자와 같은 경영위기가 발생하면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물적, 인적 구조조정 내지는 인수합병(M&A), 혁신 시스템 도입 등의 치료법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시 무인양품을 이끌었던 마쓰이 다다미쓰(松井忠三)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앞서 언급된 경영학적인 치료법을 사용하기 보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충격요법’을 택했다. 그의 충격요법은 바로 임직원들을 직접 ‘소각장’에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잘 봐둬라.”
마쓰이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말을 던지면서 당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였던 재고들을 소각장에 던졌다. 임직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광경을 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마쓰이 사장이 소각장에서 정말로 불태우고 싶었던 것은 사실 재고가 아니라 임직원들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대기업병이었다. “회사가 잘 되든 말든 나와는 관계없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던 무인양품 임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이처럼 회사를 제삼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샘솟았던 것이다.
임직원들은 마쓰이 사장이 무인양품 재고를 소각장에 던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앞으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일었다. 마쓰이 사장의 충격요법이 임직원들의 마음에도 불을 지피게 한 것이다.
◆ 스스로 굴러가게 하는 힘, 기세의 경영학
마쓰이 사장의 이 같은 충격요법은 ‘손자병법’에도 나온다.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기세(氣勢)’를 만들어 낼 줄 안다. 기세란 둥근 돌을 천 길 높이의 산에서 굴러 내리게 하는 것이다. 타고난 장수는 기세라는 상황을 만들어 목석(木石)들로 하여금 스스로 구르게 한다.
마쓰이 사장은 제품이 안 팔려도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임직원들을 소각장 앞에 세워 불타는 제품들을 바라보게 했다. 이는 임직원들을 내리막길에 둠으로써 스스로 굴러가도록 한 것이다. 수장이란 무릇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전쟁 중에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살육의 현장에 기겁해 도망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쟁 중에는 늘 기력을 써 배가 고프다. 허기가 지면 싸울 힘이 없어 대열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 인간은 이렇게도 나약한 존재다.
그렇기에 손자는 인간 개개인에게 큰 기대를 걸지 말라고 했다. 개개인의 능력과 힘을 요구하는 대신 그 집단에 기세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도록 하라는 것이다. 나약한 개개인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세이기 때문이다.
마쓰이 사장은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임직원들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오히려 임직원들을 강렬하고 힘찬 기세로 채워주게 한 뒤 그들을 거침없이 나아가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