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개발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들은 4세대(64단, 72단) 3D 낸드플래시의 양산에 본격 나서는 한편, 차세대 기술인 5세대 (90단대) 3D 낸드플래시의 개발에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더불어 생산시설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7'에서 세계 최대 용량의 '1테라비트(Tb) 64단 낸드플래시'제품을 첫 공개했다. 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3차원 셀(cell) 용량을 기존(512Gb) 보다 2배 늘린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공개한 1Tb 3D 낸드 플래시가 적용된 최대 용량의 SSD 제품을 내년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평택공장을 통해 서버, PC, 모바일용 등 낸드 제품 전체로 4세대 3D 낸드 플래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B2B 고객들에게 공급을 시작한 SSD에 이어 모바일용 eUFS, 소비자용 SSD, 메모리카드 등에 4세대 3D 낸드 플래시를 확대하고 올해 안에 월간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3D 낸드 플래시(1세대, 24단) 양산을 시작으로 올해 4세대 제품을 양산하는 등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첨단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신공장 조기가동 등 72단 제품 양산 확대
SK하이닉스는 현재 최고 기술인 72단 3D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확대하고 90단대 제품의 개발을 서둘러 완료해 시장 우위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부터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기존 48단 대비 적층수를 1.5배 높이고 기존 양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48단 제품보다 생산성을 30% 향상시켰다. 칩 내부 고속회로 설계를 적용, 동작 속도를 2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은 20%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19년 완공 예정인 낸드플래시 신규공장의 가동을 내년 하반기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7조원으로 계획했던 올해 시설투자금액도 9조6000억원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D램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낸드플래시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며 “최근 SK하이닉스가 90단대 제품 개발과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36.7%), 도시바(17.2%), 웨스턴 디지털(15.5%), SK하이닉스(11.4%), 마이크론(11.1%), 인텔(7.4%) 등의 순으로 1위 업체가 독주하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이 2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서버용 낸드 수요 등이 급증하면서 세계 낸드 플래시 매출은 2021년 매년 7%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