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와 KFC가 중국 시장에서 재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두 업체는 살아남기 어렵기로 유명한 중국 시장에서 가장 현지화에 성공한 프랜차이즈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중국 사업권을 매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맥도날드는 사업의 역점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소도시로 옮겨 3선과 4선 도시들에 점포를 집중적으로 열고 신설점의 75%가 포장·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계획은 맥도날드의 중국과 홍콩 지역 사업부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올해 초 중신(中信)그룹과 미국의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등 재무 투자자들의 컨소시엄에 지분 80%를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최근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3년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급성장하던 아태 시장 매출도 1.9%가 감소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글로벌 매출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2013년 281억 달러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246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맥도날드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직영점을 개설하는 대신 프랜차이즈점을 매각하는데 주력해왔다. 2018년까지 4000개의 직영점을 프랜차이즈점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점포의 95%를 프랜차이즈화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의 아침식사 습관과 취향을 반영해 죽과 유탸오(油条·중국식 꽈배기), 중국식 양념이 들어간 트위스터 등을 판매하며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KFC 역시 파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내놓으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알리바바가 KFC와 피자헛 등을 자회사로 둔 세계 최대의 외식업체인 얌 브랜드의 중국 사업에 4억6000만 달러(약 5256억원)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KFC의 중국 내 사업권은 사실상 중국 기업의 손바닥 위로 넘어갔다.
KFC는 중국 항저우(杭州)에 ‘건강 간편식’을 테마로 한 캐주얼 레스토랑 케이프로(K PRO)를 최근 선보였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중국에 음식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추세에 발을 맞춰 기존에 판매하던 치킨과 햄버거 대신 신선한 제철 샐러드와 과일 주스를 판매한다.
케이프로에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메뉴로 패스트푸드점으로는 파격적으로 중국 화둥(華東)지역에서 여름철 인기 음식인 샤오룽샤(小龍蝦·민물가재)와 맥주를 내놨으며, 매장 인테리어 역시 KFC 상징인 붉은색이 아닌 초록색으로 꾸며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로 새로운 콘셉트를 잡았다.
중국에 5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KFC는 최근 매출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며 반등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KFC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또 KFC는 중국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百度)와 합작해 주문을 기억하고 메뉴를 추천하는 '인공 지능 주문 로봇'을 개발하는 등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매장 실적 외에도 현지 배달음식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것도 이들이 새로운 전략방안을 내놓고 있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어러머(餓了麼)와 메이퇀(美團) 등 중국의 배달앱들이 도시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과 수많은 식당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면서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와 KFC는 그동안 자체적인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입지를 쌓아왔지만 추가되는 배달 비용이 비싸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KFC에서 50위안(약 8500원) 이상은 무료 배달을 해주고 이하일 경우 7~9위안(약 1200~1500원) 가량의 배달료가 붙는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맥도날드와 KFC는 외국기업이라는 점과 배달 덕분에 중국에서 인기를 누렸지만 현지 배달음식 시장과 다양한 먹거리 시장의 발달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