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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구글이 최근 사내 논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엔지니어의 메모가 공개된 뒤 기술 업종에서 성차별적 태도에 대한 논쟁이 불거진 데 이어 메모를 쓴 엔지니어를 해고하자 이번에는 자유 논쟁을 억압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글의 다양성 확보 노력에 반대하는 메모를 남긴 제임스 데모어라는 이름의 이 남성 엔지니어는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데모어의 해고로 인해 회사의 다양성 확대 노력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양성 컨설팅 업체인 윈터스 그룹의 메리 프랜시스 윈터스 CEO는 WSJ에 "해고로 인해 대화의 기회가 차단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WSJ는 구글 전 직원의 말을 인용, 실리콘밸리가 지나치게 진보주의적 색깔을 띠다 보니 보수주의자들이 성향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데모어는 앞서 10쪽 분량의 메모에서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기술이나 리더십에서 여성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성차별적 주장을 내놓아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그는 생물학적 차이를 무시하고 여성 인력을 유치하려는 회사의 노력은 구글이 정치적으로 좌편향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데모어는 이 메모를 당초 생각이 비슷한 동료들과 나눠 읽을 생각이었으나 며칠 만에 회사 전체로 퍼졌고 이후 언론으로 유출됐다. 즉시 이 메모가 남녀에 대해 성차별적 시선을 담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고, 구글 경영진은 부랴부랴 나서서 메모 내용을 비판하면서 성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퍼뜨린다고 지적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여름 휴가일정을 중도에 취소하고 회사에 복귀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7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메모는 우리의 일터에서 해로운 성적 고정관념을 주입한다”면서 이 메모가 동료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비판했다. 구글은 해당 메모를 작성한 엔지니어를 찾아내 해고했다.
데모어의 메모는 실리콘밸리의 성차별이라는 이슈를 다시 들춰낸 것이었다. 올해 초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사내 성희롱 문화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은 뒤 거센 논란이 일면서 결국 물러났고, 보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로 명망 높았던 저스틴 칼드벡이 여성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사실이 밝혀져 사임했다.
구글은 “해당 직원이 차별과 폭력을 금지하는 회사의 행동강령을 어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데모어는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 메모는 회사의 다양성 추구에 대해 열린 논의를 하고자 했던 것이라면서, 자신의 해고는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