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내달 대선...말레이계 여성 정치인 출마 선언

2017-08-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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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할리마 야콥 페이스북]


싱가포르에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소수민족 출신인 할리마 야콥 국회의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당의 핵심인물로, 싱가포르 내 첫 여성 국회의장으로 주목 받아왔다. 

7일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싱가포르 대선은 다음달 예정돼 있다. 할리마 국회의장은 "싱가포르 국민을 위해 40년 동안 봉사를 해왔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마 의장은 2013년부터 국회의장직은 물론, 싱가포르 여당인 국민행동당(PAP)의 중앙집행위원도 수행해왔다.

지난 3월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나누기도 했다. 당시 정 의장은 할리마 의장에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할리마 의장은 이번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국회에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금까지 수행했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다.

싱가포르는 다인종·다문화 국가다. 인종별로 보면 중국계가 75%에 달하고, 말레이계는 13%, 인도계는 9% 남짓이다. 이에 따라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으면 중국계 유권자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1991년 대통령 직선제 시행 후 뽑힌 대통령 3명 중 2명은 중국계였고, 나머지 1명은 타밀족 출신인 셀라판 라마나탄 나탄 대통령이었다.

간선제 시절 말레이시아계인 초대 유소프 빈 이삭 대통령, 유라시아계 2대 벤저민 시어스 대통령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이민 온 데반 나이르가 3대 대통령을 지냈던 것과 달리, 직선제 후 중국계에 쏠림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에 싱가포르 의회는 지난해 소수인종 배려 차원에서 대통령 선출방식을 바꾼 바 있다. 직선제로 개헌 후 대통령이 특정 인종에서만 나오는 것은 인종의 통합을 방해한다는 우려때문이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장기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인종그룹에 대통령 단독 입후보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직선제 후 단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말레이시아계가 단독으로 후보를 내게 됐다. 

할리마 의장 역시 이 시스템을 이용해 대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영국식 의회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실권은 총리에 있으나,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또 주요 공직자 임명에 거부권 행사 및 재정지출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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