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제도가 정착하면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로 단말기를 구입하고 개통하는 등 휴대폰 구매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예측과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실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의 알카텔모바일이 롯데하이마트에 자급제 스마트폰을 유통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으며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의 포문을 열었다.
정치권 및 업계에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도입으로 O2O를 통한 휴대폰‧통신서비스 판매시장이 특히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휴대폰과 심카드를 구입해 오프라인으로 받아 직접 개통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휴대폰 구입을 위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단말기 구입과 개통을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해외 저가 단말기의 수입이 활발해져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약정에 상관없이 이통사를 넘나들며 요금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 간 요금제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실질적 통신비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고착화된 이통시장 점유율 5:3:2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고객들이 쉽게 이통사를 옮겨다닐 확률이 높아진다”며 “미국의 경우도 자급제를 도입한 후 경쟁이 치열해져 3:3:3 구조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 비춰봤을 때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단말기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비용이 발생하고, 제조사의 지원금 지급 목적이 사라져 단말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정책연구소 측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은 불확실한 반면 단말기 구매와 회선 구매가 별도 이뤄져 소비자들의 편리성만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중심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이통사를 통해 단말기와 서비스를 결합구매해 요금할인을 받는 편이 저렴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한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도 데이터 중심 요금체제로 전환되며 단말기와 결합된 요금할인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발의예고한 개정안은 이통사들이 계열사를 만들어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허가되고, 일부 판매점에서 단말기 구입과 개통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완전자급제의 내용을 담고있지 않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