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반의약품인 비타민 제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장 활로를 찾기 위한 새로운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지, 실패 사례로 남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 한국지사인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비타민 브랜드 ‘센트룸’에 대한 일반약 허가를 자진 취하하고 이달부터 건기식으로 허가된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해외직구다. 건기식으로 분류돼있는 해외 센트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분류도 건기식으로 일치시켜야 한다는 명분이 생겼다.
화이자는 건기식 전환 이후 약국만으로 제한됐던 판매처를 드럭스토어, 마트, 온라인 등으로 확대했다. 판매 제품도 최초 6종 출시 후 점차 늘려가면서 사업 규모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해외 시장 흐름에 맞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건강상태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는 국내 제약사와 정반대되는 행보다. 국내 제약사는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 비타민 제품을 일반약으로 허가받고 있다. 건기식으로 허가받을 경우 마케팅이나 홍보 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도의 문구만 사용 가능하지만, 일반약은 ‘특정 질환에 대한 예방’과 같은 구체적인 문구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 포화에 접어든 상황에서 효과 차별화를 마케팅 전략으로 선택한 것인데, 화이자로선 이와 달리 차별화 마케팅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 그간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센트룸이 다른 데서도 판매되면,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기여해왔던 약국업계로부터 반감을 사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해외직구 성행 주요인 중 하나가 비교적 낮은 가격 때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역시 시장 활로 찾기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화이자는 정식 수입제품의 경우 한국인 일일 영양권장량이 고려됐고, 해외직구 제품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직구 문제를 해소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