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는 24일로 한·중 수교가 25돌을 맞지만 예년과 같은 기념행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3일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중수교 25주년을 앞두고) 중국 측에 한·중 정상회담을 위한 제의뿐만 아니라 여러 접근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과거 중국이 우리에게 보인 호응도를 '10'이라고 봤을 때 현재 우리에게 보이는 수준은 '4'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얼마 전에도 중국을 다녀오는 등 접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당장 중국의 뚜렷한 반응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후 양국은 소위 꺾어지는 해인 5, 10, 15, 20주년에 여러 문화·외교 기념행사를 해 왔다.
특히 20주년이었던 지난 2012년 기념행사에는 차기 중국 주석 내정자였던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시 주석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대외연락부장을 비롯한 8명의 중국 측 고위인사가 행사에 참석, 행사장도 호텔에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격상하는 등 한·중수교 기념행사 이래 최고의 행사로 기억됐다.
하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지난해부터 한·중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고, 지난주 한국 정부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발표 이후 양국 관계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여기에다 미국이 북한 핵과 ICBM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을 막고 중국 시장의 문을 더 열기 위한 '통상법 301조' 적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반발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국의 불만을 방증하듯, 중국은 주한미군이 배치한 사드를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파괴하는 실험을 했다는 일본발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NHK 방송은 지난 2일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한국의 사드 배치가 지역 군사균형을 해친다며 반발해온 중국이 지난달 29일 북부 지역에서 사드 시스템과 미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를 겨냥해 중거리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 시험은 미국이 북한 탄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에 사드를 반입하고 한국 정부도 7월 28일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발사에 맞서 사드 본격 운용을 서두기로 결정한 직후에 이뤄졌다.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 가속에 대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며 중국을 포함하는 지역 국가의 안전과 이익을 훼손한다"는 일방적인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사드를 비롯한 대북제재 문제 등으로 한국과 중국도 당분한 '불편한 이웃' 관계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번 수교 25주년 행사에 우리 대사관에 실무급 직원만 보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주중 한국 대사관 리셉션에 고위인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당국자는 한·중 정상회담도 "중국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10월 말 예상) 이후에나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지속적 접촉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