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시대] 왜 착한기업인가? 지속·상생 사회적 가치로 평가받는 시대 도래

2017-08-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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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 CSR 랭킹조사. '2016 아시아 CSR 랭킹'은 아시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한국 50위, 중국 ·일본 30위, 아세안 10위) 중 아시아 타국에 자회사 1개 이상 설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평가 기준은 CSR 국제표준인 ISO26000을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영역별로 12개 항목, 139지표로 활용했다.[그래픽=임이슬 기자]


재계에 '착한 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 철학은 재계를 향해 '착한 기업'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기업들이 정부의 기조와 더불어 향후 얼마나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이를 실천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윤 추구가 가치 평가의 척도였던 기업들 역시 영리활동을 하는 동시에 취약계층 일자리 확보, 상생 등 더욱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체감한 지는 오래다.

◆ 왜 '착한 기업'인가
착한 기업은 이윤을 많이 남기고 높은 배당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기업 역시 재무제표 상으로 '돈 잘 버는' 기업만 좋은 기업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는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국제표준 ISO 26000 등으로도 명시돼 있을 만큼 시장에서 중요한 가치 척도이기도 하다.

착실히 세금을 내고 사회공헌활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여겨지겠지만 종종 들려오는 기업의 횡포와 갑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니 대중의 이목은 착한 기업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착한'이라는 말은 선하다는 의미만큼이나 올바른 역할을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바람직한 기업의 표상인 셈이다. 오뚜기가 '갓뚜기'라 불리며 착한 기업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간단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윤리경영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곧 착한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착한 기업은 곧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으로 이어진다. 기업들 역시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소명이자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토대라는 점을 알고 있다. 단지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많이 낸다거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숫자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익을 내야 한다. 이는 기업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단지 돈을 잘 벌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상생과 혁신 노력은 지속가능성의 필수 요소다. 수익만 우선한다면, 성공한 기업인은 될 수 있어도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는 어렵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 사회적으로 책임감이 있고, 환경에 신경 쓰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착한 기업이라고 표현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기업에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는 불평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기업 전략에 있어서 차별화 포인트이고,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한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나 반기업 정서가 어느 나라보다 높은 만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착한 경영'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이야기다.

◆ '착한 기업'이 아니면 '나쁜 기업'?
하지만 일각에서는 착한 기업이라는 말을 두고 가치 판단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착한 기업이 아니면 모두 나쁜 기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기업 범주에 들지 못하면 한순간에 기업 이미지 추락을 통한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인 공헌은 밀턴 프리드만이 얘기한 대로 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종업원을 먹여 살리고, 세금을 내서 국가에 봉사하고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착한 기업 표현을 지양해야 한다. 착한 기업 외의 다른 기업은 나쁜 기업인가 의문이 든다"며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착한 기업에 대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갑질' 논란이 최근 이슈인데 그것은 경영자 자질의 문제다. 경영자 자질이 나쁘다고 기업의 본질이 나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착한 기업으로의 변화가 아닌 '착한 이미지'만을 소비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착한 이미지'로 포장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만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탐욕에 기반한 '위선'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두고 너무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오히려 반발만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며 "기업이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기업 스스로도 건강한 기업의 범주에 들어서기 위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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