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넷플릭스의 시장장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강화 카드를 내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업체들이 실시간 방송 무료화‧자체 콘텐츠 제작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에 국내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자체 제작 콘텐츠의 경우 시청자 유인 효과가 크다. 넷플릭스는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옥자’ 제작비를 전액 지원했고, 일부 극장 및 넷플릭스에만 독점 공개했다. ‘옥자 효과’로 넷플릭스의 방문자 수가 치솟았다.
최근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방문자 숫자는 옥자 홍보가 활발했던 지난 6월 중순 10만명을 넘었고, 옥자 공개 직전인 같은 달 26일에는 73만9000명까지 급증했다가 옥자가 공개된 후 다시 줄어들었다. 지난 2일 넷플릭스의 방문자는 28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 추이는 다소 일시적인 선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향후 자체 콘텐츠가 늘어난다면 유료 가입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넷플릭스는 내년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등 자체제작 드라마 두 편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 국내 OTT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OTT뿐만 아니라 SNS‧스트리밍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자들이 규모의 경제로 국내 시장을 위협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사실인 만큼 넷플릭스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서비스 강화로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국내 OTT 업계는 무료 서비스 강화 및 콘텐츠 확보에 분주하다. CJ E&M의 OTT ‘티빙’은 지난 1월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공개했고, 이어 지난 17일 ‘푹’ 역시 실시간 방송을 전면 무료화했다. 또한 티빙은 지난 3일 기존 유료가입자들에게 1개월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무료 제공하기 시작했다.
티빙과 푹의 경우 자체제작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내 OTT 서비스만으로는 드라마‧영화 등의 막대한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관계자는 “자체제작 콘텐츠는 없지만 티빙의 경우 CJ E&M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CJ E&M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용이하고, 지상파 3사에서 만든 푹은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에서 지상파, 종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금력이 확보된 이동통신사 OTT 서비스의 경우 이미 자체제작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는 이미 10여편의 자체제작 콘텐츠를 선보인 상태다. KT 역시 자사의 OTT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자체제작 프로그램 김준호의 SNS쇼 '산 너머 산'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