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베네수엘라의 전현직 고위 관리 13명에 대해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부과한 것.
가디언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군, 내무부, 국영 석유회사 등의 전현직 고위 관리 13명에게 인권 남용, 민주주의 훼손, 부패 등에 책임을 물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제헌의회로 선출된 의원들 역시민주주의 훼손 혐의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재에 마두로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미국이 사주한 것이라고 주장하던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에 대해 “불법적이고 건방지고 유례업는 것”이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고 AF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26일부터 이틀간 전국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마두로 대통령 퇴진 압박을 높이고 있다. 28일에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예정대로 30일에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이어진 시위로 이미 사망자는 104명을 넘어섰다.
지난 16일에 야권이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도 유권자 중 1/3이 참여해 약 98%가 개헌 반대에 투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베네수엘라 국민 중 개헌에 반대하는 응답자가 70%에 달했다. 개헌 시 경제 파탄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올해에만 12% 위축되고 물가상승률은 7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주기구(OAS) 소속 35개 국가 중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13개국도 마두로에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연기하라고 요구하면서 국제적 압박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