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각국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는 이달 중순 들어 중국 창장(長江) 중하류 지역에 위치한 상하이(上海)·안후이(安徽)성·장쑤(江蘇)성·저장(浙江)성 지역에 연일 35~40℃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홍콩 명보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특히 상하이는 올해 최악의 폭염이 예상된다. 상하이에는 25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각) 기온이 최고 40.5℃까지 치솟으며 폭염 예비경보 중 등급이 가장 높은 홍색 경보가 발동됐다.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발동된 홍색 경보다.
이날 한낮 상하이 전력부하량은 3268만kW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세 번째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훙차오 국제공항 지표면 온도는 66℃까지 치솟으며 공항 관계자들이 각종 시설을 긴급 점검했다. 상하이 시내 주요 병원마다 일사병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폭염으로 노인 2명이 사망했다.
상하이에는 지난 21일 최고 기온이 40.9℃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첫 홍색경보가 발동됐다. 이는 145년만에 상하이에 나타난 가장 더운 날씨였다. 폭염 홍색경보는 2013년 상하이에서 모두 5차례 발동돼 사상 최고 횟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근 저장성도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25일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저장성 차(茶) 산지로 유명한 쑹양(松陽현 둥자오룽(東角壟)촌에서는 6000여무(畝, 1무=666.7㎡) 차밭의 찻잎이 이미 바짝 말라 죽거나 붉게 변했다.
항저우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시민들이 쉴수 있도록 시내 6개 지하철 역사에 더위를 피해 서늘한 바람을 쐴 수 있는 '납량구(納凉區)'를 조성했다. 납량구는 주로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은 항저우 외곽 지역에 위치한 지하철 역사에 설치됐다. 백 여명의 시민들이 납량구에 널부러져 더위를 식히는 사진들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중앙기상청에 따르면 25일까지 35℃ 이상 폭염은 13개 성(省)에 걸쳐 138만2000㎢ 면적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40℃ 이상 폭염은 6만5000㎢ 면적에서 발생했다.
비단 중국 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30℃가 넘는 불볕더위와 함께 수십 년래 최악의 가뭄까지 겹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비가 내린 날이 26일에 그치는 등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올해 이탈리아의 가뭄이 지난 60년래 세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로마에서는 상수원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제한 급수가 예고됐고 로마 시내 2500여 곳의 식수대 수도꼭지를 잠그기 시작했다. 물 부족이 지속될 경우 로마의 대표적 관광지 트레비 분수까지 틀어막아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황청도 고통 분담을 위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을 비롯해 100여 곳의 분수대와 식수대 가동을 일제히 중단했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지중해 연안 지방 곳곳에서 대규모 산불이 번지고 있다. 스카이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EU에 도움을 요청하고 화재진압 항공기를 투입해 대규모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낮 최고기온이 37∼38℃에 이르는 무더위와 건조한 날씨 속에서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유명 관광지 코르시카 섬에서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올라오는 영상이 확인되는 등 관광지도 위협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 여름 각지에서 대규모 산불 피해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지난달 중부 지역에서 닷새 간 이어진 산불로 64명이 사망한 가운데 한달 만에 중북부에서 또 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재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