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완다그룹' 금융 압박, 부산시 '불똥' 튈라..."1,000억 영화펀드"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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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추진 중인 1,000억원 규모의 한중공동제작영화 펀드 조성 사업이 중국 당국의 대기업 금융 통제 강화로 인해 사업 자체가 무산 위기에 놓였다.

중국 부동산 개발 대기업인 다렌완다그룹(大連萬達·이하 완다)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해외 인수, 합병(M&A)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25일 중국 인터넷매체 제몐(界面), 뉴욕타임스(NYT) 중문판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완다그룹이 지난 2012-2016년 사이에 진행한 해외 기업 M&A 가운데 여섯 건이 당국의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며, 국영 대형은행에 자금 지원을 통제했다.

중국 당국은 완다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금융 리스크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완다 사업을 인수하기로 해 이슈를 일으킨 부동산개발업체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 정보기술 기업인 러에코(LeEco) 등도 중국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중국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완다가 부동산·문화·여행사업 등 대규모 자산을 룽촹에 팔기로 했던 최근 합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기업 M&A에 적극적인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대출 현황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선 중국 은행당국은 연행됐다고 알려진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曉輝) 회장의 다음 타자로 완다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을 지목하면서 중국 경제는 급변하고 있다.

중국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좌)과 서병수 부산시장(우)이 2014년 11월 말 중국 현지에서 영화, 영상산업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중국 당국이 대기업에게 철퇴를 휘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완다그룹과 한중공동제작영화 펀드 조성를 추진했던 부산시로서는 혹시 펀드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중펀드는 부산시와 중국 완다그룹 간 영화·영상산업의 상호 협력 발전을 위한 것으로, 지자체가 1000억 원의 대규모 영화 펀드 조성에 뛰어든 것으로 그 당시 영화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다.

한중펀드는 2014년 11월 북경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완다그룹을 방문, 왕젠린 회장과 상호 영화영상협력방안을 위한 MOU체결 후, 2년 여간 펀드관련 상호 실무를 진행해, 세부협약 내용에 대한 상호 의견 조정 과정을 거쳐, 중국 완다그룹 시네마 사장 일행이 지난해 5월 부산을 방문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조성 운용에 대해 재확인하는 등 사업이 별탈없이 진행됐다.

부산시와 완다그룹은 2016년 5월 19일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부산시가 500억원, 완다그룹이 500억원의 자본을 출자해, 매년 200억원씩 투자, 운용을 계획하고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펀드 조성을 진행하던 중 부산시와 완다그룹은 제작과 수익적인 측면에서 이견이 발생하면서 사업 진행이 늦어졌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한한령(恨韓令:한류 및 한국여행 제한령)도 사업 지연에 한 몫을 차지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번에 중국 당국이 완다그룹에 대해 강력히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부산시도 좌불안석하는 모습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상황을 파악 중이다. 중국 완다그룹의 경영 위기설은 사실 몰랐다. 사실이라면, 한중 영화펀드 조성 사업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라며,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보면서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의 경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사업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인 만큼, 펀드를 다양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의 영화계 관계자는 "한중영화펀드가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것 보니까.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부산시가 영화도시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 펀드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 국제적인 영상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등과도 협력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 부산 영화발전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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