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쌈, 마이웨이’ 이엘리야 “악역 연기,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 넓어졌어요”

2017-07-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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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박혜란 역을 열연한 배우 이엘리야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엘리야는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고 속이 깊은 배우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쌈, 마이웨이’에서 동만(박서준 분)의 과거 연인으로 그 주변에게 쓴소리 듣는 여자로 극중 최애라(김지원 분)와 동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박혜란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드라마 속 얄미운 악역이 아닌 따뜻한 사람 이엘리야로.

“좋은 작품 좋은 감독님, 좋은 스탭분들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속상한 건 없어요. 제가 피드백을 보지는 않았거든요. 캐릭터를 잘 마무리 짓는 게 중요했거든요. 어차피 악역이었고 어떤 반응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가리비 축제에서 동만이한테 처음으로 혜란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오빠도 잔인했다. 오빠 옆에 있는 내내 불안 했었다’라고 말하며 무너지는 장면에서 늘 흐트러짐 없이 당당한 혜란이의 모습이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쌈, 마이웨이’는 대부분 부산에서 촬영이 이어졌다. 이엘리야는 부산에서 생겼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제가 원래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부산에 갔던 날 촬영이 없을 때 부산의 서면 시내를 혼자 다녔던 적이 있었어요. 길을 잘 몰라서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맵으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핸드폰 배터리가 다 나가서 서면 한 가운데에서 미아가 된 적이 있었어요.(웃음)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일단 저희가 묵었던 숙박업소를 가려고 찾았는데 도저히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도 너무 가까운 거리라서 택시 승차 거부를 세 번이나 당했어요. 그러다 정말 마음 좋은 기사님께서 택시 태워주셔서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그는 악역을 맡으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원래 악역으로서의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했어요. 특별히 촬영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극중에서 말고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라며 “배우들 모두 친하고 너무 재밌거든요. 그런 생각을 별로 안했던 것 같아요”라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같은 소속사인 배우 김지원과는 촬영하면서도 서로 친해졌다며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고 연기와는 다르게 사이좋게 잘 촬영했어요. 지원 씨도 성격이 워낙 좋고 연기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이기 때문에 연기 할 때 사이도 좋았어요”라며 웃었다.

이엘리야는 ‘쌈, 마이웨이’에서 극중 고동만과 진한 키스신으로 큰 화제를 낳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박혜란 역을 열연한 배우 이엘리야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뿐이었어요. 특별히 어떤 느낌이 있었던 건 아니었죠. 혜란이와 동만의 관계가 어땠는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장면에 충실했었어요. 처음에 뽀뽀를 했었는데, 감독님과 주변 분들이 혜란의 성격을 보여주려면 입맞춤이 아닌 좀 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 장면으로 시간을 끌 수 없었기 때문에 입맞춤이 아니면 더 진한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소 진한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첫 키스신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도 땀이 나더라고요.(웃음)”

이엘리야는 박혜란을 연기하면서도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악역에서도 배울 점이 있었다니. 다소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저와 다른 캐릭터를 하게 되니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이해하게 됐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그래서 악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가 싶었죠. 내면의 성장에 있어서는 (악역 연기를 한 게) 긍정적이었다 생각해요. 특별히 힘들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든 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저와 반대 캐릭터를 하면서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더 이해할 수 있고 고민했던 계기가 돼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그게 바로 연기의 매력이 아닐까.

이엘리야는 박혜란을 연기 하기 위해 선배 배우인 김혜수의 연기를 모티브 삼았다고 고백했다.

“감독님께서 김혜수 선배님 연기를 많이 보라고 하셨어요. 선배님이 멋지시고 조곤조곤 말을 하시는데 그 말에 힘이 있잖아요. 담백하고 힘있게, 무게감 있게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그런 느낌을 갖고 엘리야로서 표현해던 것 같아요. 제가 감히 김혜수 선배님처럼은 못했지만 제 나이와 역량에 맞게 표현할 수 있는데에서는 감독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표현했기 때문에 많이들 얄밉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이엘리야의 연기는 악역이었지만 그의 실제 성격은 정반대다. 그는 “정말 반대예요. 저 역시 자존감이 높은 편인데 혜란이는 뼛속부터 자존감이 높은 아이었죠. 그래서 어린 나이에 아나운서의 자리에 올랐고, 그건 늘 성공지향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죠”라면서 “저는 희망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성공지향적이진 않아요. 성공의 기준이 사람의 성숙이나 저의 만족감에 있는 거지 사회적인 성취를 저의 성공의 척도로 생각하진 않거든요”라며 소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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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박혜란 역을 열연한 배우 이엘리야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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