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유통·IT·PG 사 등 비금융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1990년대 이후 출생한 디지털원주민이 신용카드 시장으로 속속 편입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사고와 행동 양식의 빠른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디지털 원주민은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면서 어려서부터 디지털 기술을 익힌 세대를 말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최근 ‘2017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주요 전 임직원에게 “디지털 혁신 리더가 되라”고 주문했다. 디지털 리더란 고객의 생활·경험·가능성 등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가장 빠르게 제시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지난해 제시한 ‘디지털 퍼스트’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이를 위해 전 임직원에게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글로벌 사업 성장 가속화’, ‘빅데이터 경영 2.0 본격 전개’ 등 6가지 핵심과제를 주문했다.
임 사장은 “기존 카드업에 갇힌 방식과 사업구조는 ‘카라파고스(카드+갈라파고스)’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디지털 혁신 및 젊고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최근 임직원 회의에서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DT하나카드(Digital Tranformation)’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부터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365일 24시간 발급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생체인증 결제 및 실물 없는 카드 도입, 위치기반 마케팅 개발 등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모든 직원이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고 개인 업무의 디지털화를 위해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회사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다른 카드사들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하반기 경영전략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카드는 디지털 창구 도입에 이어 하반기부터 빅데이터에 기반한 1:1 맞춤 마케팅인 ‘링크(LINK)’서비스를 시작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국내외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해 블록체인·머신러닝·알고리즘 기술을 확보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금융계 주요 키워드인 데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앞으로 카드사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라면서 "각 사가 하반기를 맞아 여러가지 경영전략을 세웠지만 대부분 디지털 영역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