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이번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예금금리가 1%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시장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올라간 탓이다. 1400조원 가계빚에 은행만 '이자 장사'에 배를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88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지주 창립 이래 사상 최대의 반기순이익이다.
문제는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대출에는 소극적이면서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가계대출에 집중하며 이자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5월 3.47%로, 2015년 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연 2.66% 수준이었던 주담대 금리도 매달 인상해 지난 5월 기준 3.26%까지 끌어올렸다.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예금금리는 1%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1.49%로 떨어진 수신금리는 1.5%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1.1~1.4% 수준이다.
1400조원에 육박하는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가계는 등이 휘어지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실적 잔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이같은 실적은 순이자마진(NIM)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모두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1.53%의 NIM을 보인데 이어 2분기에는 0.03%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지난해 1.48~1.50%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1.56~1.61%를 보인 반면 올 1분기에는 1.66%, 2분기에는 1.72%로 3개월 만에 0.06%나 올랐다. 올 1분기 1.44%였던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2분기 각각 1.48, 1.45%로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클 때 시장 변동성을 틈타 예대마진을 벌려 폭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리스크를 낮추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