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5월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개관식 기념 식수를 마친 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오는 8월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지난해 유전병과 심신미약 등이 감안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출소한 이 회장이 불과 1년여 만에 미국을 오갈 정도로 건강해졌다는 것에 국민들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한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지만, 언론 앞에서 밝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고 개관식 식수(植樹) 행사에서는 휠체어 없이 두 발로 서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도 무난히 끝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용산역 HDC현대아이파크몰에 리뉴얼 오픈한 ‘CGV용산아이파크몰’의 공식 개관에 앞서 깜짝 현장 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날도 이 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둘러봤지만, 건강은 무리가 없어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왕복 10시간 넘게 인천-LA를 오갈 정도로 이 회장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일까.
CJ그룹이 밝힌 이 회장의 공식 일정은 다음 달 18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17 LA’ 행사다.
케이콘은 CJ그룹이 주최하는 한류 종합 페스티벌로, 2012년 시작된 이래 이 회장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케이콘을 직접 기획한 것은 물론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꾸준히 개최하며 ‘한류 붐’ 조성에 힘써왔다.
이 회장으로선 자신이 낳은 자식이 5년 만에 얼마나 성장했나 직접 살펴보러 가는 첫 방문이라 감회가 새로울 터.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국에 거주 중인 이미경 CJ 부회장도 참석, 동생을 살뜰히 챙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은 이번에도 휠체어에 의지해 미국 일정을 소화한다. 때문에 케이콘 행사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기 보다는 조용히 행사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아울러 케이콘 일정 외에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에 좀 더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은 건강이 많이 호전됐지만 아직 걸어다니는 것은 많이 힘들어한다”면서 “케이콘 일정과 별개로 미국 병원에서 좀 더 치료를 받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올해 3월에도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을 찾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방미(訪美)를 통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CJ그룹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5년간 미국에서 1조2000억 원(10억5000만 달러)을 투자하겠다며 북미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