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롤러코스터 타는데"...가상화폐 글로벌 규제 마련 한 목소리

2017-07-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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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ICO 급증에 무분별한 법적 공방 가능성"

중앙은행 등 중앙통제기관 없어 가격등락·범죄 악용 우려 높아져

한국·남아공 규제 마련 움직임에 주목..."글로벌 규제는 한계"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인사이드 비트코인' 콘퍼런스 행사장으로 한 참가자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AP]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ICO(Initial Coin Offering)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가격 등락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글로벌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 "ICO는 시한폭탄...규제 생겨도 불확실성 여전"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인 찰스 호스킨슨은 "사람들이 가격만 보고 ICO의 이더리움 거래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ICO는 규제와 관계없이 계속 존재하겠지만 거품이 꺼진 뒤 정상 상태로 돌아오면 또 다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 검토와 더불어 규제 강화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더리움 투자의 불확실성을 꼬집은 것이다.

ICO는 암호화한 화폐를 활용해 투자금을 모집한 뒤 해당 화폐는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현행 기업공개(IPO)와 같이 증권사가 필요하지 않다. 발행 기업이 배당이나 이자를 지급할 필요도 없다. 기존 기업공개(IPO) 방식보다는 투자 방식이 간단하지만 자산 구매 관련 리스크를 제대로 알리지 않을 경우 가상화폐 발행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적 공방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오토노머스리서치에 따르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올해 IC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1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조달한 전체 금액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벤처캐피탈 펀딩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초 ICO 개시 즈음 개당 8달러에 머물렀던 이더리움 가격이 지난달 40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약 50% 급락하면서 변동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중앙은행 역할 기관 없는데...실체없는 투자 지배에 변동성↑

가격 변동 위험성이 큰 데다 돈세탁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NHK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도쿄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옥스'가 돌연 파산하면서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가상화폐 가운데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조차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는 관리자가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보도를 통해 "중앙은행 대신 비트코인 등의 거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거래 이력을 여러 대의 컴퓨터에 나눠 기록) 시스템은 이력이 사라질 경우 체인이 끊어져 코인 가치가 상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체 없는 투자력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도 가상화폐 가격 등락을 좌우하고 있다. 기술 개발 접근 범위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면서 변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인터넷 상에는 약 700종류의 가상화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격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트코인 거래를 불가하는 업체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 500대 온라인 판매 업체 가운데 3곳만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업체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  

◆ 한국 규제 마련 움직임에 주목...스위스는 민간 운영업체 지정

인프라와 제도 정비가 가상화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사이버 공격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이른바 '랜섬웨어'가 창궐하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점이 잇따라 불거지자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는 18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한 포럼 자리에서 한국의 박용진 국회의원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상화폐 인가제 마련을 제안했다"며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 의원은 최근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거래소 인가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C의 바비 리 최고경영자(CEO)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10년 내에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최소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가상화폐 규제 없이는 가격 변동성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며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앙은행인 남아프리카준비은행(Sarb)도 최근 자체적인 가상화폐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 등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12일(현지시간) 취리히 소재 팔콘 프라이빗뱅크(이하 팔콘)를 비트코인 자산 운용사로 최초 승인했다. 금융 분야 글로벌 리더로 꼽히는 스위스에서 첫 민간 운용사가 나온 만큼 주변 국가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글로벌 규제 마련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나온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보도를 통해 "각국 입장차가 있는 만큼 글로벌 규제나 가상의 중앙은행 설치를 자청하는 국가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글로벌 규제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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