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북한 ICBM 도발, 한반도 정세 격랑 속으로…미국 주도 고강도 제재 착수

2017-07-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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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주진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시계 제로'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미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추진으로 갈등이 첨예했던 '한·미·일 대(對) 북·중·러' 신(新)냉전 구도가 전 세계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주장으로 인해 요동을 치면서 한반도 주변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면서 국제사회가 일제히 대북 제재 압박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5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ICBM 관련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 때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비롯해 대북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3국의 요청에 따라 유엔 안보리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안보리의 조치를 미국 등 이사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7∼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6일 진행할 정상 만찬을 통해 전략을 논의한 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추진함으로써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추진할 제재 중 경제적인 것으로는 대북 석유수출 차단 또는 축소, 북한 노동자의 신규 해외 송출 금지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이 성명에서 "북한 노동자를 불러들이거나, 북한 정권에 경제적·군사적 이익을 주거나, 유엔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위험한 정권을 돕고 방조하는 것"이라며 북한 노동자 수출을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이 눈에 띈다.

 

[사진=신화통신]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 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론을 강하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를 찾아온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총리에게 "중국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강력한 역할을 해줘야 근원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도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비롯해 대북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특히 중국 측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미사일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호응을 할지는 미지수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계(MD)로의 편입이며 자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동북아 안보 지형의 뇌관으로 보고 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이 만찬 회동을 갖고 북한 ICBM 발사에 따른 공조에 나서는 것도 중국과 러시아는 마뜩지 않은 눈길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AP]



게다가 미국 정부가 중국 단둥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목하고, 중국이 아킬레스건으로 여기는 대(對)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권 혹은 비토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만약 중국이 이에 불응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들을 일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카드를 뽑거나 대만으로의 무기 수출을 늘리는 등의 독자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주도의 고강도 제재가 이뤄질지 여부는 결국 미·중 간 줄다리기 결과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G20회의 기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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