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드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연합]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7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시아 대선개입,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북핵 문제 등 산적한 난제를 두고 두 정상이 어떤 논의를 주고받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 백악관과 크렘린궁 모두 정상회담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공식 양자회담을 갖는 것은 근 2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취임 후 통화는 세 차례 했지만 직접 만나 회담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다양한 사안에서 양측의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특별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되 양국 갈등을 낮추는 방향으로 대화가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측에서는 테러 대응 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급격한 관계 개선은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정상이 정식으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담은 양국 모두 관계 개선 의지를 시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해 9월 G20 회의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비공식적인 회동을 갖는 데 그쳤는데 이는 미국과 보다 높은 단계의 외교적 논의를 하고 싶다면 러시아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었다. 관측통들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의미를 분석할 태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씽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티븐 파이퍼 선임 연구원은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회담장에 오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준비가 됐는지 조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미국 정보당국에서는 과거 소련의 비밀정보기관인 KGB의 요원이었던 푸틴 대통령의 심리 전술 등을 설명한 방대한 자료도 준비했다고 LA타임즈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철저한 전략가로서 상대의 심리를 잘 이용하여 양보를 이끌어내는 전문가라고 외신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한 준비보다는 배짱이 두둑하고 임기응변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운동 당시부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의 미국대선 개입에 더불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등의 문제가 불거졌던 4월에는 양국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