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동맹 확인한’ 재계, 구체화 실행 방안 마련 착수

2017-07-0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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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윤태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던 재계는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지에서 발표했던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문 대통령 방미 기간에 함께한 52개사는 352억 달러(약 40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비롯해 일자리와 인프라, 에너지 분야에 대한 양국간 협력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각 기업들이 준비해온 선물 보따리인 셈이다. 이는 미 정부와 여론 사이에서 번지고 있던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대그룹 고위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양국간 무역 불균형에 대한 미국측의 지적이 있었지만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아 민간 경제외교 활동은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고 짚었다.

이어 “약속한 내용을 어떻게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미국측 파트너들과의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4대그룹 관계자는 “각 기업 대표들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공식 행사 틈틈이 현지 법인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거나 사업장 현장을 둘러보는 등 미국내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그룹을 포함해 각 기업들은 현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논의를 거쳐 향후 추진 방안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뉴베리 카운티 가전공장 설립과 관련, 세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억8000만 달러를 투입해 생산라인을 새로 짓고 현지 인력 950명을 고용해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준비 기간이 빠듯한 만큼 한국 본사와 미국 법인이 함께 사업장 건설과 생산 시스템 구축, 현지 소비자의 수요와 선호도에 맞춘 생산제품 선택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출장길에 올라 미국 에너지 기업인 GE, 콘티넨털리소스 등과 셰일가스 개발 등을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앞으로 GE와 공동으로 미국 내 셰일가스를 개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판매해 수익 창출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또 콘티넨털이 확보하고 있는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운영 역량과 정보를 활용, 미국 셰일가스 공동개발을 확대하고 생산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사업 기회에 대한 탐색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2021년까지 향후 5년간 31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투자 분야를 확정,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는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래자동차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기존 생산설비 증설 및 환경 개선 등에 대한 투자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2019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7만7000㎡, 연산 100만대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가전시장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는 이 공장을 필두로 미국 업체들의 통상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가 다른 지역·국가 또는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분위기가 급랭한 중국측의 추가 보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이미 수립한 계획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대미 투자 계획이 즉흥적으로 수립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런 문제가 정치적 사안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조정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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