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잠실야구장의 30배 크기로 조성되는 영동대로 일대 지하에는 국내 최초의 입체적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29일 서울시가 발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영동대로 주변은 통합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업시설을 조성해 국제교류복합지구 핵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지하로 내려갈 영동대로 밑에는 5개 광역·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지하 4~6층 규모의 통합역사가 들어선다. △KTX동북부 연장선 △GTX A·C선 △삼성-동탄선 △위례-신사선 등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은 지하 4층에서는 KTX와 GTX를 이용하고 지하 5~6층에서는 위례~신사선을 이용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철도 이용객의 75%가 이용하는 KTX와 GTX를 지하 4층에 배치해 교통편익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지상과 지하 1층 사이에는 영동대로 중앙버스 전용차로와 연계한 버스환승정류장이 들어선다. 시는 영동대로에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면 하루에 철도 이용객 45만명과 버스 이용객 18만명 등 총 63만명이 이 일대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보행 동선을 최적화해 이용객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역 환승 구간 379m를 7분 30초에 이동하는데 비해 영동대로 환승센터는 107m 구간을 1분 51초에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된다.
◆ 지하도시에 박물관부터 주차장까지 들어서
지하도시에는 다양한 상업 및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9430㎡ 공간에는 도서관과 박물관·전시장 등이 조성되고,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1만5380㎡ 공간에는 대형서점과 쇼핑몰, 카페 등이 조성된다. 지하 3층에는 강남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버스 11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관광버스 주차장을 확보했다.
또 지하를 개발하는 만큼 쾌적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도입된다. 외부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고밀도 태양광 집광장치를 통해 지하에 자연채광을 유입시킬 예정이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지하공원을 만든 미국 뉴욕시의 ‘로라인(Low Line) 프로젝트'에 적용된 기술이다. 시는 이 기술을 이용해 지하 4층에 지하정원을 조성한다.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3개 층이 통합된 대합실과 2개 층이 통합된 공공·상업시설도 조성된다. 이 공간에도 자연채광이 도입돼 정전이 발생해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지하공간은 강한 지진에도 버티기 위해 내진 1등급을 충족하는 구조물로 설계하고, 방재 성능도 확보할 예정이다.
복합환승센터에 몰리는 이용객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보행시뮬레이션도 적용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영동대로 환승복합센터가 건립될 경우 이동 편리성은 75점으로 서울역(57점)과 고속터미널역(18점) 보다 앞선다.
◆ 지상엔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 조성
시는 이번 개발로 지상과 지하공간을 이어 영동대로부터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에 보행자 중심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코엑스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글라스타워 △트레이트 타워 △현대 아이파크 타워 △케논케이 타워 △파크하얏트 서울호텔 △영보빌딩 △유니온 빌딩 등 주변 건물 14개가 지하로 연결된다.
시에 따르면 영동대로가 사라진 지상부에 조성되는 대형광장은 약 1만7000㎡ 크기로 이는 광화문광장(약 1만8700㎡)과 비슷한 규모다. GBC 건물 앞에 조성되는 오픈스페이스까지 포함하면 약 3만㎡ 크기로 늘어나 광화문광장의 2.5배 크기의 광장이 조성된다.
지상에 조성되는 대형광장은 국제 스포츠 경기와 K-POP 공연 등 행사가 열릴 경우 3만5000여명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시는 지난해 12월 코엑스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지역 1호로 지정돼 미국 뉴욕시의 '타임스 스퀘어'처럼 많은 시민들이 모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