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경남도지사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홍준표냐, 반(反)홍준표냐.”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막판 레이스에 돌입했다. 제1당인 한국당 전대는 지난해 탄핵과 촛불 정국을 기점으로 궤멸 상태에 빠진 보수진영의 반전 모멘텀 확보의 바로미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5·9 장미 대선 패배 등을 딛고 보수의 혁신을 꾀할지가 핵심이다.
이미 바른정당은 이혜훈호(號)를 띄우면서 보수 적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여풍’의 선두주자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여의도의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3선의 수도권 의원(서울 서초갑)이다. 수도권 보수층은 물론, 전통적인 스윙보터(특정 정당이 아닌 정책 등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부동층 유권자) 경쟁이 초읽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국당 7·3 전대 3파전··· 親朴 청산 분수령
28일 한국당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는 신상진·홍준표·원유철 후보(기호 순) 간 3파전이다. 초·재선 그룹의 지원 사격을 받는 홍 후보와 친박(친박근혜)계 원유철 의원이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중론이다. 신 후보는 계파색이 옅은 후보로 평가받는다.
국회의원 4선 및 경남도지사 재선의 홍 후보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바 있다. 5·9 대선에서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시작, 끝내 24%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보수 체면을 세웠다. 5선의 원 후보(경기 평택갑)와 4선의 신 후보(경기 성남 중원)는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홍 대 반홍’ 프레임 △‘영남’ 보수층 대 ‘수도권’ 보수층 △초·재선 vs 친박계 영향력 △친박 청산 vs 통합·혁신 △대선 프리미엄 및 모바일 투표 등이다.
한국당 전대 구도는 ‘홍 대 반홍’이다. 이는 당권구도 초반 ‘홍준표 추대론 대 홍준표 불가론’의 연장선상이다. 여기에는 당내 의석수 69%(107명 가운데 74명)를 차지하는 초·재선 그룹과 친박계 간 권력 헤게모니 쟁탈전도 깔려 있다.
두 차례 경남지사를 지낸 홍 후보는 영남 보수층, 원 후보 등은 수도권 보수층에 각각 비교우위를 가진다. 한국당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 공략에 나선 홍 후보가 친박 청산을, 수도권 보수층에 기댄 원 의원 등이 당내 통합을 각각 외치는 것도 승부처의 변곡점이다.
전대 결과에 따라 그간 ‘영남권=텃밭’을 동일시한 보수의 새판 짜기 신호탄으로 격상할 가능성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막판 레이스에 돌입했다. 제1당인 한국당 전대는 지난해 탄핵과 촛불 정국을 기점으로 궤멸 상태에 빠진 보수진영의 반전 모멘텀 확보의 바로미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5·9 장미 대선 패배 등을 딛고 보수의 혁신을 꾀할지가 핵심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결과 따라 보수 새판 짜기··· “대대적 인적 쇄신 없다”
홍 후보가 대선 프리미엄을 획득, 당 대표 탈환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대선 패배 이후 ‘백의종군’은 일종의 대선판 공식이었다.
하지만 홍 후보는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제1야당 대표직 도전에 나섰다. 그는 5·9 대선 초반 한 자릿수에서 최종 24% 득표율을 기록, 가까스로 보수의 체면을 살렸다. 전면적으로 도입한 모바일 투표는 사실상 흥행 실패로,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7·3 전대 이후다. 이번 전대의 최종 목표는 ‘당내 통합’과 ‘보수 혁신’을 통한 정권 재창출 기반 마련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는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잇는 보수진영의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통상적으로 전대 때마다 부상했던 새 인물을 통한 패러다임 제시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 정국은 5·9 대선의 연장선에 머물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은 현재진형형이다. 국민의당은 대선 공작 게이트에 직격탄을 맞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수의 3대 기반인 60대 이상과 영남권, 보수층 유권자 등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보수의 기반이 분열된 상황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 없이 지난 대선판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보수 지지층 복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7·3 전대에서 당 대표 이외에도 4명(여성 1명 포함)의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1명을 별도로 선출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