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인 가구 1억명… 소비 키워드 '간편성·효율성·외로움' 공략해야

2017-06-2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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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나홀로 가구’ 소비 시장 커진다

소비 지출 2인 이상 가구보다 많아

음식배달·소형 이사 서비스 유망

반려동물 대여 사업도 눈길 끌어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27.2%.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다. 전체 가구의 4분이1 정도가 1인 가구라는 이야기다. 10년 전인 2006년도의 14.4%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 싱글 라이프 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웃나라 중국의 사정은 어떨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1인 가구 수가 도시지역,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1인 가구 수는 2000년 이후 2015년까지 연평균 31%씩 증가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국제적인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의 1인 가구 수는 약 7442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16.1%를 차지한다. 2025년에는 1억 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평균 가구원 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1950년대 5.3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2년에는 3.02명으로 줄었다.

중국의 1인 가구는 나이대로 보면 도시지역 기준 20대가 27.5%로 가장 많다. ‘콩차오칭니엔(空巢靑年)’이라는 단어가 있다. ‘빈둥지청년’이나 ‘독거청년’으로 불린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홀로 생활하는 20~39세의 청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에는 이런 빈둥지청년이 5000만 명에 달한다.

지역으로 보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 중국 국가가정발전보고에 따르면 1인 가구 수의 증가는 초혼 연령 상승, 독신주의 확산, 출산율 감소, 인구 이동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1인 가구 소비자에게는 2인 이상 가구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세 가지 소비 패턴이 있다. 소비 지출액이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 소비지출 구성에서 주거비, 식품 및 음료, 건강관리 및 의료, 호텔 및 외식비 지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 교육비 지출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그것이다.

중국의 전체 소비시장에서 1인 가구 소비자들의 지위와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1인 가구는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 교육과 가족 부양의 부담에서 자유로우므로 식음료, 패션, 미용, 여가생활 등의 분야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1인 가구의 소비 키워드는 간편성, 효율성, 외로움이다. 1인 가구 생활자들은 일과 주거를 혼자 해결해야 하므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와이마이(外卖, o2o 음식배달서비스), 심부름 등의 서비스를 선호한다. 또 주거공간이 좁은 탓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형화 제품을 즐겨 찾고, 애완동물이나 드라마, 영화 시청 등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애용한다.

 

동부대우전자 중국 상하이 전시관에서 소비자들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동부대우전자]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소형 이사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니 밴 한 대로 이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생활정보 사이트인 바이싱왕(百姓网)에서는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2, 3선 도시에서도 소형 이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저우시 중심상업지구의 경우 미니 밴 기준 150위안(약 2만5000원), 화물차는 250위안(약 4만2000원)에 차량·운전기사·화물 상하차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2·3선 도시의 경우, 미니 밴 기준 100위안(약 1만7000원), 화물차는 200위안(약 3만4000원)부터 시작하며, 1선 도시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차량만 대여할 수도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애완동물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이색사업으로는 애완동물 대여 서비스가 있다. 주총왕(租宠网)이라는 업체는 애완동물을 잠시 맡기고자 하는 사람과 애완동물을 대여하고자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가격은 하루 기준으로 28위안(약 4700원)부터 43위안(약 7200원)까지 있다. 선전시에 위치한 취주마오(去租猫)라는 업체는 고양이 대여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한다. 최소 1개월부터 대여 가능하고, 가격은 하루 기준 39.9위안(약 6700원)부터 시작한다.

음식배달서비스인 와이마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 중에서 배달음식을 먹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53.2%에 달했다(배달음식세분시장분석보고, 2015년). 와이마이 시장 규모는 2011년 216억 위안에서 2015년 1250억 위안으로 급성장했다. 2018년에는 2342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 수 역시 2011년 6300만 명에서 2015년 2억900만 명으로 증가했다. 2018년에는 3억4600만 명이 와이마이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소비 트렌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1인 가구를 상징하는 세 가지 키워드(간편성, 효율성, 외로움) 충족여부에 비즈니스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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