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10명이 경제 절반 차지"…홍콩 극심한 빈부격차 신음 계속

2017-06-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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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홍콩의 빈부격차가 점차 악화하고 있다. 경제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삶의 질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통신은 "홍콩은 시애틀에 비해 생활비가 더욱 비싸지만, 노동자들의 시급은 3분의 1 수준"이라면서 "선진화된 경제 가운데 수입불평등을 보이는 전형적인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2017년 현재 홍콩의 빈부격차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가장 부유한 가장은 최빈곤층 수입의 무려 44배를 벌어들이고 있다. "정부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홍콩은 이제 뉴욕의 뒤를 이어 가장 빈부격차가 큰 도시가 되었다"고 홍콩 인구통계부의 발표를 인용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최상이 부자 부자 10명의 자산이 경제 절반을 쥐고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빈부격차를 재는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인 지니계수에 있어서 0.5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970년대 지니계수를 측정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아시아에서 1위를 기록했음은 물론이며, 이는 파푸아뉴기니, 브라질보다도 높은 것이다. 

실제로 홍콩의 노동인구 중 절반이상이 소득세를 내지 못하는 수준으로 적은 수익만을 얻고 있는 형편이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임금은 상승을 거의 멈춘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홍콩 빈곤층은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홍콩의 최저임금은 4.43 달러로 1996년 미국 수준이다. 

이처럼 빈곤층의 삶이 나날이 힘겨워지면서 차라리 중국 본토로 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홍콩은 자율경제시장에 가장 근접한 경제모델로 수십년간 추앙을 받아왔다. 기업의 활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규제를 최소화하는 데 홍콩 정부는 앞장섰다. 그러나 이는 결국 일부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 이용하게 만들었으며, 역설적으로 경쟁 자체를 없애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 홍콩은 일부 재벌들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아시아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리카싱의 청쿵그룹 등은 부동산은 물론 유통망, 통신 해운 등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도시의 새로운 위기 (New Urban Crisis)'의 저자인 리차드 플로리다는 "홍콩은 매우 특이한 형태의 완전한 불평등 사회가 돼버렸다"면서도 "주민들이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기 때문에 정치적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홍콩 정부는 서민들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인 부동산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다. 서민용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계속해서 짓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라다. 일부 지역에서 대기 시간은 5년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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