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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기후 변화 및 환경오염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체들이 수(水)처리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과 효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은 현재 수처리 사업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업체 중에서도 수처리 필터 관련 사업을 선도하는 곳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이집트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공장에 RO(역삼투압) 필터를 단독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이는 2014년 LG화학이 수처리 산업에 뛰어든 이후 최대 성과이기도 하다.
LG화학이 본격적으로 수처리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4년부터다. 이후 약 400억원을 투자해 올해 초 청주공장 2호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기존 해수담수화뿐만 아니라 산업용 및 가정용 RO필터 시장에도 신규 진출했다.
롯데케미칼과 효성은 수처리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2011년 관련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15년 삼성SDI의 관련 사업 연구개발 시설을 인수했다. 특히 수처리 사업을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500억원을 투자해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에 멤브레인 생산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18년 하반기 해당 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아세틸화 메틸셀룰로스(AMC) 가압형 중공사막 모듈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모듈은 머리카락 굵기의 1200분의 1 크기 구멍이 뚫려있는 빨대모양의 중공사막을 다발로 모아 용기 안에 넣은 부품이다. 효성은 기존 PVDF(폴리불화비닐리덴) 소재의 멤브레인 필터와 달리 친수성이 높으며 내오염성도 뛰어나 차세대 수처리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 2002년 산업용 멤브레인 필터 개발에 성공해 2004년부터 경북 경산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 2013년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석유화학기업들이 수처리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처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워터 마켓(Global Water Market)'에 따르면 지난해 7139억 달러였던 세계 수처리 관련 시장은 올해 7834억 달러, 2020년 8341억 달러로 연 평균 3%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수처리 관련 사업이 다소 지지부진했으나 관련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경쟁적으로 기술력을 높여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