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9일 중국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버스 참사 유족이 공개한 사진. 중국 산둥성 공안당국이 발화지점(붉은 원)이라고 밝힌 곳의 차체가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 푸른 원은 이전에 발화지점이라고 알려진 출입문 부분[사진: 연합뉴스 제공]
본보는 중국 당국의 '웨이하이 화재 참사' 수사 결과 발표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점들을 정리했다.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운전석 뒤편 훼손 정도는 왜 약한가?
산둥성 공안청은 수사 결과 발표에서 “사건 현장을 지나는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화재의 발화점이 운전석 뒤편”이라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은데 해고 통보에 격분 10여명 죽였다?
산둥성 공안청은 “중국인 버스 운전기사 충웨이쯔(叢威滋, 55)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버스에 불을 질러 참사로 이어졌다”며 “충웨이쯔는 전날 해고통보를 받은 데 불만을 품고 라이터와 휘발유를 사서 자신이 운전하던 버스에 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와 결혼한 딸 모두 무직으로 충씨의 경제적 부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이 충씨의 친인척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충씨는 자가 주택이 있고 조만간 정년퇴직을 하면 퇴직연금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충씨가 월급 4000 위안(한화 66만원) 받는 직장을 잃은 것에 격분해 방화하고 10여명을 죽였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중국 공안 당국,범행 도구 구매 경위 등 근거 제시 못해
공안청은 유족들에게 비흡연자인 충씨가 라이터를 직접 구매했음을 방화의 정황증거로 제시하며 충씨가 라이터를 파는 상점에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 캡을 증거로 공개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공개된 영상에 충씨가 라이터를 사는 장면은 없고 상점에 들어가는 장면만 있는 점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다.
공안청은 “충씨가 범행 20여 일 전인 4월 20일 주유소에서 버스에 경유를 넣으면서 휘발유를 구매했다”며 주유소 CCTV를 공개했지만 구매한 기름이 휘발유인지 경유인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지난 달 9일 산둥성 웨이하이 시 환추이(環翠) 구 타오쟈쾅 터널서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차량에 타고 있던 유치원생 11명과 운전기사 1명 등 모두 12명이 사망했다. 지난 달 12일에는 병원서 치료받고 있던 중국인 인솔 교사도 사망해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