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추경연설] 문재인 대통령, "현재 실업 대란 방치하면 국가재난수준 경제위기 우려"

2017-06-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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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회 시정연설…"추경, 빠른 시일내 통과되도록 적극적 협력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실업 대란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재난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다”면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 지 모른다.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고용을 개선하고, 소득격차라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자리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국회가 조속히 추경안 처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빠른 시일내 통과돼 기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 협력을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추경 연설에 나서는 것으로, 시기적으로도 가장 빨리 시정 연설을 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행히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도 추경예산 편성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 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의 고용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고치, 실업자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실업은 고용절벽이라는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득분배 악화 상황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불평등 정도는 이미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보다 더 심할지도 모른다"며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국민 대다수는 행복할 수 없다.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다. 통합된 사회로 갈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소득불평등이 지속될 경우) 민주주의도 실질이나 내용과는 거리가 먼 형식에 그치게 된다"며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 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해법은 딱 하나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성장의 결과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추경예산은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악화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일 뿐"이라며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경 예산은 법정인원에 비해 턱없이 수가 부족한 소방관과 살인적인 업무량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복지공무원 증원, 그리고 근로감독관과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집배원, 가축방역관 등 국민 안전과 민생 현장에서 일할 중앙‧지방 공무원 1만 2천명 충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추경이 통과되면 보육교사와 노인돌봄서비스, 치매관리서비스, 아동안전지킴이 등 민간이 고용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도 지원해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2만 4천개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응급처방이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 뒤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하반기부터 일자리 대책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정부 노력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촉진되기를 특별히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비상시국에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우회적으로 인사청문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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