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한달 점검] 5G 투자 앞둔 이통사 옥죄는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

2017-06-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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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 4월 11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정책시리즈 4탄으로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을 발표한 뒤 지지자들과 함께 휴대전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위수 기자 =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인 ‘기본료 완전 폐지’를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이동통신사들은 긴 한 숨을 내쉬고 있다. 기본료 폐지를 강행할 경우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될 차세대 네트워크 5G 이동통신에 투자할 여력이 사라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총 3조6000억원으로, 전체 가입자의 기본료를 일괄적으로 1만1000원 인하할 경우, 연간 약 7조원의 손실을 입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기획위의 타협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2G·3G 이용자와 일부 LTE 이용자에 대한 기본료 인하 역시 약 1조원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영업이익 적자는 면할 수 있지만 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이통3사는 지난해 총 5조5788억원을 설비 투자에 투입했다.

기본료 완전 폐지에 부담을 느낀 이통사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 중 실현 가능한 것부터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최근 공공 와이파이 10만개를 개방해 '와이파이 프리 대한민국 구축'이라는 공약 실현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한·중·일 3국 간 와이파이 로밍 무료 제공을 일본과 중국에 제안해 한·중·일 해외로밍 무료 공약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 홈센터 직원 52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가장 먼저 실현시켰으며, LG유플러스도 협력사 직원 25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등 공약 이행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의 통신정책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기본료 완전 폐지’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10일 “공약을 실행하는 것은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통신비 등 국민생활비 부담 경감 문제는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통사들의 ‘아킬레스건’인 통신비 원가 공개 카드까지 빼들며 압박하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이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세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가계통신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가계통신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14만4000원으로 가처분소득의 4.3%를 차지해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OECD의 조사 결과를 사용량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우리나라의 상대적 요금수준은 OECD 국가 평균 대비 15~4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액수는 크지만 사용량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통신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한국 이동통신 산업 관련 보고서를 통해 통신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도이치뱅크는 “한국의 가계통신비가 OECD 국가들 중 높은 수준인 것은 단순히 한국인들이 OECD 평균보다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 이통사들의 주식은 시가보다 42%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저평가의 주요 원인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라고 부연했다.

이 보고서에는 “만약 가계통신비가 강제적으로 인하된다면 한국 이통사들은 가장 먼저 휴대전화 보조금과 유통점에 대한 인센티브로 구성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결국 이전과 똑같은 요금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도이치뱅크는 이통사들이 이윤을 방어하기 위해 설비에 대한 투자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고, 이는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네트워크 품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유럽의 이통사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돼 설비 투자가 2008년 이후 매년 2%씩 감소하면서 지난 2013년 기준 유럽의 LTE 점유율은 겨우 1%로 나타나 4G 시대에 뒤처지는 원인이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을 선도해 산업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동통신 산업의 투자와 요금 구조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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