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할 전망인 가운데 철강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큰 투자 계획을 발표할 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달 말 예정돼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에 방문하는 것은 2015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이후 2년여만이다.
권오준 회장 스스로가 참여에 적극적이다. 지난 9일 열린 철의날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방미하는 것인 만큼, 좋은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권 회장은 이번에도 대기업군으로 묶여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대표 자격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 철강사 가운데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업계 2, 3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합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곳 모두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방미 경제사절단' 신청 공문을 받았지만 각각의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권오준 회장은 한국철강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미국 측에 철강 수입 규제 강화와 관련한 업계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한국 등 8개국의 탄소합금 후판이 저가로 판매된다는 이유로 한국산 인동에 대해 8.43%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고, 사문화된 자국 산업 보호법까지 되살린 바 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폐기를 주장해 대미 철강 수출 급감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산한 한미FTA 재협상에 따른 피해액은 2021년 최대 19조4000억원으로, 이 중 철강업종은 1조5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 안팎에선 포스코가 미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참에 보따리를 풀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권오준 회장은 미국과의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현지 투자 계획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탄도 넉넉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포스코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4476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통상 문제 해결 등 철강업계가 한미 관계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