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인도 시장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육박하는 인구 규모와 연 7%대 달하는 성장률을 자랑한다. 여기에 인구 13억 명 중 65%가 35세 이하고 평균 나이는 26.7세다.
1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는 것은 성장성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6위·442만 대)을 제치고 자동차 생산대수 기준(이륜차 제외) 세계 5위(449만대)로 우뚝 섰다. 특히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7% 이상인 만큼 2020년이면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잠재력도 상당하다. 인구가 13억 명에 달하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낮다. 인도산업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는 32대로, 전 세계 평균치(169명)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인도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동차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정부 승인 없이 지분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을 예로 들 수 있다.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완성차 업체들은 인도에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밝히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시장 선점을 위해 판매망을 조기에 구축하는 게 목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 점유율 17%로, 2위다. 1996년 인도진출 이래 31억 달러(3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기아자동차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차는 약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215만㎡ 부지에 2019년 9월부터 연간 30만 대 규모의 완성차 라인을 만든다. 인도 현지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신 공장은 소형자동차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위주로 생산 라인을 꾸릴 전망이다.
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도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도요타는 뉴델리, 구르가온 등 지역에 대리점을 마련하고 렉서스 RX SUV와 세단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PSA그룹도 힌두스탄자동차를 소유한 인도 CK비를라 그룹과 합작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부문 1위인 창청 등 중국 대형업체들의 진출도 가시화됐다.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러시에 인도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지 업체인 마루티-스즈키(47.3%)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스즈키는 7억8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인도에 세 번째 공장을 짓는다.
전기차 육성 정책 역시 인도시장의 매력 포인트다. 인도 정부는 2020년까지 600만~700만 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급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비율을 100%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 매체 라이브민트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보급 정책 총괄자는 "민관 모두 볼리비아, 호주, 칠레 등의 리튬 광산 매입을 추진할 것을 권장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