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9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만다나오 섬의 소도시 마라위에서 15살 소년이 모스크에 예배를 하러 갔다가 정부군과 IS 추종 반군의 교전 중 날아든 총알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 교전으로 필리핀 해병도 13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계엄령이 내려진 마라위에서의 IS 추종 단체 소탕전으로 인한 희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행정부는 신속한 마라위 탈환을 위해 미군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사관은 “필리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국 특수부대가 마라위에서의 대테러 작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군 대변인은 미군이 기술 및 정보 등 비(非)전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당국은 독립기념일인 오는 12일까지 마라위 탈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꾀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여전히 필리핀이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증거라고 WSJ는 해석했다.
AP 통신은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9일 필리핀 군의 헬리콥터가 반군 진영을 폭격하는 동안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3 오라이언이 마라위 상공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날 교전으로 정부군 13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소탕전 시작 후 필리핀 정부군 전사자는 58명까지 늘었다. 한편 마우테 측 사망자는 138명, 민간인 희생자는 20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를 추종하는 무장단체 마우테가 남부 소도시 마라위 도심을 점령하자 민다나오 섬 전체에 60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IS 반군 소탕전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반군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계엄령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오폭으로 정부군이 11명이나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전투가 시작된 뒤 도시는 쑥대밭으로 변했고 2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마라위의 약 90%는 정부군이 탈환했지만 10% 정도는 아직 반군이 점령하고 있다. 2000명 정도의 민간인은 반군 점령 지역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필리핀 정부군 역시 반군 소탕에서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마우테 전투원들은 정부군에 맞서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방공 터널로 숨어들면서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당초 약 100명 정도로 추정됐던 IS 반군 조직원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에서 전투원이 충원되면서 500여명에 이른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