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0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은 54조9825억원으로 전년 말(52조5608억원) 대비 4.6%(2조4217억원)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고객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것이다. 서민형, 경기불황형 가운데 하나다.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며 이자까지 내야하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주로 급전이 필요하거나 시중은행 등 제1 금융권에서의 대출이 힘든 저신용자들이 많이 찾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 4개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8조7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40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도 267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해지환급금의 경우, 생명보험사들은 20조113억원으로 전년(18조4631억원) 대비 8.4%(1조5482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의 장기해약환급금 역시 10조1285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9조8999억원) 대비 2.3%(2286억원) 늘었다.
반면 보험에 새로 가입하려는 수요는 감소세다. 사실상 생계가 힘들어진 가계가 보험에 가입할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의 지난해 신계약 건수는 1435만1996건으로 전년(1463만8199건) 대비 2.0%(28만6203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계약 액수 역시 같은 기간 386조1011억원에서 354조5553억원으로 8.2%(31조5458억원)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약관대출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가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가 시작되면 보험사에 기대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