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시중은행이 캐릭터 마케팅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과거에는 특정 고객을 위한 캐릭터를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캐릭터로 젊고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다음달 출범하는 카카오뱅크가 자사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단연 SC제일은행이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 디자인의 마블 체크카드와 통장, 디즈니 미녀와야수 체크카드와 통장 등을 출시해 어린이 고객뿐 아니라 키덜트족까지 사로잡았다. 해당 상품은 출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3만3000좌 이상 발급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KEB하나은행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국민 캐릭터인 무민과 제휴를 맺고 오는 6월 말까지 한정판 무민 코인뱅크 증정 이벤트를 실시한다. 무민 코인뱅크는 출시 하루 만에 1300명의 고객이 신청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몸값'은 얼마일까?
통상 금융업계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는 2년에 1000만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 시중은행이 해외 유명 캐릭터를 사용할 때 2년 계약에 1만달러를 라이선스 비용으로 냈고, 또 다른 시중은행 역시 국내 캐릭터를 2년에 1000만원을 지불했다.
입출금식통장이나 적금통장인지, 카드에도 적용하는지, 혹은 상품 전단지에 캐릭터를 활용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금액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에서 사용하는 캐릭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기존 캐릭터보다는 더 높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보다 낮은 가격에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실제 은행권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의 파급력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은 달라지지만,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중 하나"라며 "자사 캐릭터를 개발하면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라이선스 계약은 단시간 안에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