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바른손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가상현실(VR)을 비롯한 15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영화와 게임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외식사업(패밀리 레스토랑)을 중단하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사는 2010년 본격적으로 외식사업 확장에 나섰다. 미국 아일랜드식 레스토랑 체인점인 베니건스를 오리온으로부터 인수했다.
그러나 이게 악수였다.
결국 바른손은 2016년 연결재무 기준으로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12억원을 넘었다. 매출은 57억원으로 1년 만에 약 66% 줄었다.
바른손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VR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전날 공시를 통해 추가하기로 한 사업목적에도 VR 관련 항목이 3개에 달한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47억원도 VR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사업에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VR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콘텐츠도 많지 않고, 관련 법령도 정비되지 않았다. 시장 자체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보다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바른손은 2016년 3분기 VR을 포함한 기타사업 부문에서 1억원 이상 손실을 냈다. 영화사업 부문에서 수익도 1억원을 한참 밑돌았다.
바른손은 문재인 테마주로 불리자 공시를 통해 사업적으로 무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속했던 법무법인 고객사 가운데 하나가 바른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둔 3월 한때 바른손 주가는 1만285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3820원으로 고점 대비 70%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