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김명민X변요한, 끝나지 않는 '하루'…타임루프의 한계 깰까?

하루가 반복되는 영화 '하루'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조선호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명민, 변요한, 신혜선, 조은형, 유재명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하루' 시사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6.7 [e-mail]/2017-06-07 16:33:35/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한 처절한 분투. 배우 김명민과 변요한의 ‘타임 루프’는 수렁에 빠진 한국영화를 구할 수 있을까?

6월 7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는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제작 ㈜ 라인필름·제공 배급 CGV아트하우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으로 돌아가는 남자 준영(김명민 분)이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 속에 갇힌 또 다른 남자 민철(변요한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한 기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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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타임 루프는 관객들에게 익숙한 소재다. 영화 ‘나비효과’를 비롯해 ‘엣지 오브 투모로우’, 최신작 ‘7번째 내가 죽던 날’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돼왔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타임 루프라는 소재 안에서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하느냐가 ‘하루’의 관건.

조선호 감독은 “타임 루프는 식상한 소재이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소재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똑같은 시간과 공간,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자칫하면 관객들이 지루하게 느낄 것 같아 걱정이었다. 어떤 상황을 기점으로 다른 선택을 했을 때 보이는 지점들에 힌트를 심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세 인물이 사건 해결을 실패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할 때의 모습이다. 하루는 반복되고 상황도 고정돼있지만 그것을 반복해 겪는 이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준영고 민철에게는 매일매일 다른 하루다. 이 부분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많고 많은 타임 루프 소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조 감독은 “기존 타임 루프 영화가 한 명이 어떤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사건을 풀어나가거나 성장하지 않나. 저는 여러 사람이 반복되는 상황에 놓이고 이를 끝내고 싶은데 끝낼 수 없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사랑하는 이가 죽고 또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괴로움 마음 두 가지를 풀어보고자 했다”고 답변했다.

이유로 모른 채 끔찍한 사고 속에 갇힌 두 사람이 서로 협력해 사건을 풀어가고 사건의 비밀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하루’만의 메리트라는 것이다.

영화 '하루' 속 배우 김명민(왼쪽), 변요한[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반복되는 하루를 연기하는 것은 배우들에게도 고단한 일이었다.

극 중 딸의 죽음이 반복되는 남자 준영 역을 맡은 김명민은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굉장히 힘들 거로 생각했었지만 촬영을 하고 보니 역시나 힘들더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1년여 만에 영화를 다시 보는데도 아직도 먹먹하고 새롭다. 보는 분들이 힘드셨던 것만큼 감독, 배우, 스태프들도 지옥 같은 하루하루였다. 반복되는 하루 속 미묘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 부분이 영화 속에 얼마나 녹아들었는지 궁금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내를 구하지 못한 남자 민철 역의 변요한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타임 루프’라는 소재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누군가를 죽이고, 죄책감을 느끼고 분노하는 감정은 결국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했다. 간절하고 애절하게 연기했고 아내 미경(신혜선 분)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타임 루프나 미스터리 스릴러보다 화해하고 용서하는 마음, 그 불편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매일 되풀이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그리고 그들을 살리기 위해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두 남자의 사투는 마치 끝나지 않는 지옥 같다. 그리고 이 처절한 이야기는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호흡으로 매끄럽게 진행된다.

주연 배우인 김명민, 변요한을 비롯해 반복되는 하루의 비밀을 간직한 남자 강식 역의 유재명, 준영의 딸 은정 역의 조은형과 민철의 아내 미경을 연기한 신혜선까지. 탄탄한 연기력과 높은 캐릭터 이해도를 가진 배우들이 만나 9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빼곡하게 채운다.

특히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던 유재명은 ‘하루’를 통해 진중하고 묵직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 앞서 무대에서 선보였던 카리스마를 마음껏 뽐낼 계획이다.

유재명은 “앞서 연극에서는 강식 같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렸다. 실험적이고 진지한 연극을 많이 했었는데, 대중들에게는 아마 ‘응답하라1988’ 속 친근한 이미지가 더 많이 남았을 거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절망에 빠진 세 남자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은형이라는 아이로 표현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김명민, 변요한, 유재명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타임루프물 ‘하루’는 오는 15일 개봉될 예정이다. 러닝타임은 90분, 상영등급은 15세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