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가 8일 일본에 상륙한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의 영향력이 커 삼성에게 불리한 시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본 총무성의 ‘공짜폰’ 금지 가이드라인이 정착된 후 처음 출시되는 전략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TT도코모는 갤럭시S8의 출고가를 9만3960엔(약 96만원), 갤럭시S8플러스는 11만8584엔(약 12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질적인 고객부담은 기기변경 시 갤럭시S8이 5만5080엔(약 56만원), 갤럭시S8플러스가 6만4800엔(약 66만)이며, 번호이동의 경우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 모두 1만5552엔(약 15만원)이다.
통신업계는 NTT도코모가 책정한 번호이동 시 1만5552엔이라는 가격에 주목한다. 이 가격은 아이폰의 최신모델 아이폰7의 번호이동 가격과 동일하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판 단통법이라 불리는 공짜폰 금지를 명시한 총무성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아이폰이 공짜였다. 일본 이통3사는 단말을 공짜로 주고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일본에서 그동안 고가폰으로 분류되던 아이폰이 공짜폰으로 둔갑하면서, 저렴했던 안드로이드 폰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왜곡된 시장이 형성됐다. 일본 수요에 맞는 고기능 추가가 안드로이드 폰의 가격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이동통신 관계자는 “일본에는 저렴한 안드로이드 폰이 거의 없어, 이용자들이 같은 가격이라면 아이폰을 구입해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짜 아이폰이 사라진 일본시장에서 아이폰7의 번호이동 시 최저 구매가와 갤럭시S8 시리즈의 번호이동 구매가가 같아지면서 아이폰의 가격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7일까지 갤럭시S8시리즈를 사전에 예약하고 30일까지 실제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가상현실(VR) 헤드셋 ‘갤럭시 기어VR과 컨트롤러’를 제공하며 고객 끌어 모으기에 나선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발화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제품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기도 했지만, 일본 시장에는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갤럭시S7의 일본 시장 판매는 꾸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 전문가들은 “갤럭시S8시리즈는 현재 시판되는 스마트폰 중 최정상에 있는 기종”이라며 “삼성이 특별히 싫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평가한다.
다른 전문가도 “안드로이드 폰 이용자가 스마트폰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면, 갤럭시S8을 구입해 손해 볼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는 판매가격인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