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낮은 금리로'…채권 발행에 열 올리는 은행권

2017-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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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은행들의 채권 발행 열기가 뜨겁다. 올해부터 금리가 점차 인상될 것이란 전망 속에 자본 확충 차원에서 발행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4000억원 규모의 조건부 후순위채권을 2.72%의 금리로 발행했다. 국고채 10년물에 48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를 더한 값이다. 올해 국내에서 발행된 조건부 후순위채권 중 최저 금리다.

무엇보다 10년 만기에 조기상환권리(콜옵션)를 부여하지 않아 BIS(국제결제은행) 총자본 비율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또 지난 3월 상환한 후순위채권 금리(5.05%)보다 낮아 조달비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등 시장 변동성을 감안한 선제적 발행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며 "조달 금액을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 콜옵션(5년) 조건은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은 바젤
III 하에서 BIS 자기자본비율 계산 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신 만기가 5년 이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이 점을 고려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KB국민은행은 외화표시 채권(글로벌 본드) 발행이 활발하다. 이 중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발행한 유로화 채권은 역대 한국물 유로화 벤치마크 발행 가운데 최저 수준의 가산금리를 기록했다. 이 채권의 발행금리는 5년 만기 유로화 미드 스왑금리(0.222%)에 0.40%의 가산금리를 더한 0.622%다. 총 7억5000만 유로(미화 8억4300만 달러)가 발행됐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9월 한국계 역대 최저금리로 10년물 글로벌 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2월 유통금리 수준보다 3~4bp 낮게 5년 만기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채권의 최저 금리 발행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채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만기(듀레이션)가 길수록 변동성 위험이 커져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들은 이를 최대한 낮추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국고채 금리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갈수록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발행금리를 높게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외 정치적 위험 감소도 저금리에 채권 발행이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한 관계자는 "(채권 발행을) 시기적으로 서두르는 감은 있지만, 발행금리는 보통 향후 변동성을 예측해 설정하는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면 시장도 비슷한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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