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오동협 원빌딩 대표 "폐쇄적 빌딩매매 시장 투명해져야"

2017-06-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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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으로 일반인들 빌딩매매·임대 시장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오동협 원빌딩 대표이사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일명 돈 많은 상위 10%들만의 시장이었던 빌딩 투자가 일반 시민들의 관심사로 넓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빌딩매매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반인도 쉽게 정보를 접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햇빛이 내리쬐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상동 한복판에 위치한 빌딩전문 중개법인 '원빌딩' 사무실을 찾았다. 말끔한 수트 차림의 오동협 원빌딩 대표이사가 반갑게 기자를 맞이했다. 설립한 지 19년이 되는 원빌딩은 초대 김원상 대표이사에 이어 올해 초 오동협 대표이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원빌딩, 임대·관리·매매 원스톱 관리 위한 도약기
원빌딩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중소형 빌딩에 대해 매매, 임대,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중개회사다. 직원 7명에서 시작된 원빌딩은 19년 만에 30명의 팀장과 70명의 직원 등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동협 대표이사는 "강남을 포함한 서울의 중소형 빌딩 매매를 중개하면서 소유권 이전부터 임대차 계약, 건물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매매, 임대, 자산관리 총 3개 파트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원빌딩은 △임대-사방닷컴 △관리-빌딩케어 △매매-원빌딩닷컴 등을 통해 매매, 임대차, 자산관리에 관한 업무를 종합적으로 컨설팅한다. 오 대표이사는 "매매로 시작했으나 규모가 커지면서 토털 서비스 개념으로 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 빌딩매매에 관한 정보를 개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임대, 관리, 매매가 하나로 연결돼 원스톱으로 갈 수 있도록 인적 구성을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빌딩은 한곳에서 여러 매물을 검토할 수 있어서 뷔페와 같다. 10여년간 직접 발굴하고 추적한 10만여건의 빌딩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매도 등 의뢰받은 물건의 정보를 회사 내 빌딩관리프로그램인 WCD에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빌딩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폐쇄적이고 정보 공개가 쉽지 않은 빌딩매매 시장을 보다 보편화하고 일반화해 누구나 시장에 진출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선진화된 빌딩매매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대표이사의 자리에서 물러난 김원상 전 대표이사는 더원빌딩연구소(주)를 설립해 오프라인 빌딩 임대, 매매, 관리 시장을 온라인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론칭한 사방닷컴은 수도권 6만7000여개 빌딩을 대상으로 사무실 임대물건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임대물건 등록 시 제휴 중개인으로 하여금 해당 물건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하게 하고, 30일 단위로 건물주에 확인해 허위매물을 걸러낸다. 그간 업계의 금기로 돼 있던 임대차 물건 위치도 공개된다.

오 대표이사는 "수년간 중소형 빌딩에 대해 임대, 매매를 중개하면서 빅데이터를 누적했지만 온라인으로 연동하는 게 쉽지 않다. 프로그램 전문개발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한창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원빌딩은 폐쇄적인 공인중개업의 문화를 탈피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는 "외부에서 팀장을 스카우트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직원을 교육해 영업력이 있는 팀장으로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개보조원 같은 경우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어도 되지만 모든 직원이 공인중개사 자격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매년 5월부터는 10월에 있을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준비를 위해 업무가 끝나고 2~3시간 공부를 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원빌딩은 2014년부터 지난 5월까지 중개한 매물의 총 매매가가 9387억원에 달한다. 중개건수는 1년여간 70~100건 정도다.

오 대표도 원빌딩에 몸담기 전까지는 매우 힘든 여정을 겪었다. 40대인 오 대표이사는 1990년대 외환위기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고시원에서 숙식을 하면서 중국요리 배달, 도시락 배달 등 생계유지를 위해 밑바닥 인생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30대 초반에 원빌딩에 입사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오 대표는 "빌딩 매매 중개일을 배우기 위해 여느 팀장들처럼 회사에 취직했다"면서 "한 번 거래 경험이 있는 고객은 재거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영업실적이 매우 좋았고 직원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매우 잘 형성했는데 그 점이 높이 평가돼 대표이사로 추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동협의 빌딩부자'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빌딩매매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아동들을 대상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 직원들과 직접 고아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실시할 계획에 있다.

◆"규제에 자유로운 빌딩 투자, 올해에도 상승세 전망"

올해 빌딩 투자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오 대표는 "대다수 부동산 정책이 아파트에 많이 집중돼 있다. 아파트 투자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면 투자자들은 다른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10억~30억원에 달하는 강남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꼬마빌딩, 중소형빌딩 등이 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매도자는 제한적인데 수요층이 다양해지다 보니 빌딩 매맷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소위 부유층은 물론 일반인, 외국인까지 빌딩 매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3~5년 전 제주도 땅에 관심을 보이던 중국인들이 최근에는 서울의 핫플레이스인 명동, 강남, 홍대 지역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다 보니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빌딩 투자 시 유의할 점에 대해서 "빌딩을 사려는 이유를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막연하게 빌딩을 매입하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 건물을 사려고 하는지, 양도차액을 원하는 건지, 임대수요가 필요한 건지 등 기준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침·점심·저녁 시간대별 빌딩 인근 유동인구를 확인하라 △상권을 알기 위해 지도를 넓게 보라 △쭉 뻗은 도로에 위치한 빌딩인지 확인하라 △100% 만족하는 매물은 없다 △검토 물건 중에 가장 마음이 끌리는 물건 1건을 골라 집중 검토하라 △대출은 가능한 한 많이 받아라 △이유 없는 공실은 없다 △비싼 빌딩은 되팔 때도 비싸게 판다 △싼 빌딩은 이유가 있다 △좋은 상권은 거래 금액이 시간에 따라 다르다. 예전 가격을 아는 것이 도리어 판단을 흐리는 독이 될 수 있다 등 '빌딩 이렇게 산다 27가지 계명'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임대를 구할 때는 예산, 면적, 인테리어, 역과의 거리, 주차조건 등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18가지 원칙은 △사무실 전용면적 제대로 파악하기 △직원 한 명당 필요면적 8.3㎡(약 2.5평)로 계산하기 △자주 이용하는 편의시설 위치 체크 △중요항목 순위를 정해 매물을 찾거나 지역을 확장해라 △좋은 매물은 다른 사람눈에도 좋은 매물인 만큼 빠른 의사결정 내리기 △계약서의 특약사항은 명확한 단어로 자세히 기술하라 △인터넷을 이용해 사무실의 인근 임대시세를 파악해 임대료의 적정성 파악하기 등이다.

이 밖에도 오 대표이사는 '자산관리를 맡겨야 하는 이유'로 △661㎡(200평)~3306㎡(1000평) 사이의 중소형 건물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본업이 있는 경우 △최근 5년간 월·분기·재무적 분석 분석이 안 될 경우 △생활의 질이 떨어질 경우 △건물 규모 대비 연수익률이 2~3% 이하일 경우 △임차인으로서 적절한 서비스 제공이 안될 경우 등 다양한 팁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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