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 첫날인 1일 국회를 찾았다. 이 총리는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했던 책임총리로서의 역할, 국회와의 소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총리는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어 인준을 받았지만 당장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놓고 또 한 번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에서 이 총리 인준을 반대하며 만남을 거부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각 당의 지도부를 향해 이 총리는 인준안 통과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각 당의 공통공약 추진과 일자리 추경안 편성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국회에서 14년간 일했는데 떠나 보니 참으로 위대한 곳이고 현명한 결정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책임총리로서의 역할 △국회와의 협치 △중앙과 지방과의 소통 등 세 가지를 자신에게 주문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늘 민생의 문제는 총리가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 사람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총리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국민의당이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선언하며 찬성표를 던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 총리는 이를 감안한 듯 정당 가운데 국민의당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날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난 이 총리는 "제가 국회에 인사를 와서 의장님 다음으로 먼저 들른 곳이 국민의당이고, 어제 임명동의안 표결이 끝난 직후 가장 먼저 전화드린 곳도 국민의당 지도부였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는 총리의 권한인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의 투명한 행사를 공통으로 주문했다. 이 밖에도 국민의당은 헌법 개정과 각 당 대선 공통공약의 조속한 추진 등을,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은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정관계의 원활한 소통을 주문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국회에서 제대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다만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전혀 진정성 없는 '언론 사진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면서 이 총리의 방문에 대해 "만나기가 대단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예방을 마치고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좀 (지켜) 보십시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