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이 중국을 잇는 생산거점이자 신흥 소비시장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아세안 FTA는 아세안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이 31일 발표한 ‘한·아세안 FTA 10년의 발자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교역액은 한·아세안 FTA 발효 직전인 2006년부터 발효 10년차인 2016년까지 연평균 6.8% 증가해 2016년 기준 1188억 달러를 기록했다. 동 기간 수출은 연평균 8.8%, 수입은 연평균 4.1% 성장했다. 수출의 경우 같은 기간 한국의 대세계 수출증가율인 4.3%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며 대중국 수출증가율인 6.0% 보다도 높다. 아세안 교역이 지난 10년간 대한민국호의 무역을 이끈 가장 강력한 엔진 중 하나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아세안의 경제적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은 2011년 이후 우리의 제2위 수출지역으로 성장했고,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2015년 이후 제3위 수출국가로 자리매김했다. 투자측면에서는 아세안이 미국에 이어 한국의 제2위 투자지역으로 부상했다. 우리 기업의 아세안 현지 진출이 활발해져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이 새롭게 투자하거나 신설한 해외 법인의 약 3분의 1 이상이 아세안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업체의 한·아세안 FTA 활용률은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수출활용률은 2016년 기준 52.3%에 불과해 우리나라가 발효한 전체 FTA의 평균 수출활용률인 63.8%를 밑돌고 있다.
보고서는 한·아세안 FTA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향후 과제로 우리 기업의 저조한 FTA 활용률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FTA를 활용할 때 우리 기업이 직면하는 애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의 한·아세안 FTA 활용 애로사항을 유형별로 나눈 결과 크게 △상이한 품목분류 △상호대응세율제도 △직접운송원칙 예외 불인정 △원산지증명서 불인정 △FTA 사후적용 배제 등이었다.
김정덕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수 차례 개정으로 한·아세안 FTA의 자유화 수준이 높아졌지만, 우리 업계의 FTA 활용 애로는 남아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무역업계의 의견에 귀 기울여 현재 진행중인 추가자유화 협상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