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쌈, 마이웨이’ 박서준-김지원은 우정 앞에서도, 꿈 앞에서도 전혀 쿨하지 못했다. 하지만 솔직한 두 사람은 더 큰 설렘을 선사했고 이에 시청률은 수직 상승, 전 회보다 4.7%나 오른 1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방송 1주 만에 월화극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연출 이나정, 극본 임상춘, 제작 팬엔터테인먼트) 3화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훅 들어오는 남사친 고동만(박서준)의 터치에 두근거린 여사친 최애라(김지원)가 동만에게 선을 지키라며 경고를 날렸다. 동만은 예상치 못한 애라의 솔직함에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두 사람은 건들지 말라고 ‘안’ 건들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런 동만에게 애라는 “넌 뭐 꿈 없냐”고 되물었고, “부~자. 돈이나 벌고 싶다”고 답이 돌아왔다. “찌질한데 뭔가 훅 와닿기는 한다”며 너무도 잘 아는 서로의 현실에 공감한 두 사람. 그 순간 동만의 팔을 자연스레 베고 누운 애라는 졸음이 몰려와 동만 쪽으로 웅크렸고, 동만은 애라의 고운 피부에 감탄해 만져보려던 것이 딱 걸렸다.
제 얼굴에 동만의 손이 닿기 직전, 애라는 “그거 하지 마”라며 “저번에 경찰서 갔다 오다가 너 나 냅다 안았잖어. 그 때도 내가 봐줬지. 분명히 경고하는데 너 앞으로 나 터치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또한, “나는 쿨하지 못한 촌년이라 착각해”란 속내까지 내보인 애라. 이에 당황한 동만에게 애라는 “너는 세상 무념무상, 무성욕자, 똥멍청이, 2차 성징도 하다만 쿨해 빠진 꼬마새끼라 안고, 손잡고 이래도 마음이 성철스님 같을지 몰라도. 나는, 멀미나! 돈 터치! 선 지켜!”라고 퍼부어댔다.
터치 금지령 후 동만과 애라는 어색한 듯 했으나,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서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찾아온 것. 천생 마이크 체질답게 사내 방송 후, 기쁨에 날아다니던 애라는 ‘빽’ 있고 ‘어린’ 경쟁자에게 자리를 뺏겨 사내 방송은 1일 천하로 끝났고, 운동하고 싶은 맘 꾹 참고 진드기 박멸을 해온 동만은 상사에게 길바닥에서 정강이를 까이는 수모를 당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인생의 쓴 맛을 보게 됐고, 그 기분은 참담했다.
동만은 잔뜩 풀이 죽어 애라를 찾아왔다. 그러다 애라가 백화점 아나운서 자리에서 밀린 걸 알게 된 동만. 울음을 참는 애라의 모습이 속상했던 동만은 “울고 싶을 땐 걍 우는 게 쿨한 거야”라며 등을 내줬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경우가 없냐. 줬다 뺏는 게 어딨냐고. 좋아 죽던 애를 왜 짜르냐”고 대신 분노했다. 결국 서러움이 폭발한 애라. 동만은 끅끅대는 애라를 제 품으로 끌어 마음껏 울게 했다.
숱한 쌈을 거듭한 20년 지기의 속 깊은 情은 그 무엇보다 설레고 강했다. 기쁠 때면 제 일 마냥 기뻐하다가도, 속상할 때면 함께 욕하며 분풀이 하는 동만과 애라. 서로의 밑바닥도 기꺼이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로맨스보다 더 달달하고 끈끈한 우정에 덩달아 흐뭇해지는 ‘쌈, 마이웨이’. 오늘(30일) 밤 10시 제4회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