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부채위험을 이유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28년 만에 처음으로 강등한 가운데, 상반기 중국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추산치가 나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4월 말 기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65%로 지난해 말 256%에 비해 9%포인트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금융부문을 제외한 가계, 기업, 정부부문 부채의 합계치다.
중국의 총부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금융기업부채다. 중국의 기업부채는 GDP 대비 170%를 넘는다. 이는 선진시장 평균 8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세계 1위다. 중국 기업은 간접금융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IIF는 지난 10년간 중국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빚을 내면서 투자를 늘려 과잉공급을 빚었으며, 이들 기업 중 일부가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국유은행들이 흔들리게 되면 정부부채가 폭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중국의 지난해 말 현재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37%(중앙정부 16.1%, 지방정부 20.6%)를 기록했다. 무디스는 정부부문 부채비율이 내년 40%를 기록한 후 2020년 4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다른 신용평가사의 강등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일부 기업 신용등급의 하향조정도 잇따르면서 2016년 이후 계속된 중국 시장으로의 글로벌 채권펀드자금 유입이 주춤해질 수 있다.
한편, 무디스는 지난 24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있었던 1989년 이후 처음으로 한 단계 강등(Aa3→A1)했다. 이에 대해 중국 재정부가 무디스의 등급 강등이 부적절한 방법론에 기반을 뒀다며 맹비난을 퍼붓자, 무디스는 26일 중국 정부의 구조개혁조치가 역부족이라며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추가 등급 강등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