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전주) = 23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전이 펼쳐진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2만명이 넘는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특히 전반 18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승우 선수가 후방에서 건네준 패스를 중앙선에서 잡아 골문까지 40m 단독 드리블로 돌진해 득점에 성공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경기장 현장의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으나, 이날 자리한 관객들은 이승우의 득점 순간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중계된 영상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KT의 5G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 서비스가 기존의 스포츠 관람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전망이다.
‘360도 VR'은 골포스트 뒤에 설치한 5대의 가상현실(VR) 전용 카메라가 찍은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전송해 생생한 현장감을 즐길 수 있는 미디어 서비스다. KT가 개발한 ‘FIFA U-20월드텁 2017 VR 플레이어’ 앱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시키면 바로 화면에 연결된다.
이날도 이승우의 첫 골이 터진 순간이 ‘360도 VR’로 생생하게 중계됐다. 골포스트 뒤에 설치된 VR 카메라 덕분에 경기를 관람하는 시점이 골포스트 그물망 바로 뒤로 설정돼 마치 이 선수가 자신을 향해 드리블하며 달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360도 VR' 서비스에는 고화질 영상을 360도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이어 붙여주는 스티칭(Stiching) 기술과 스티칭이 완료된 영상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360도 VR' 전용 앱은 U-20 월드컵 기간 동안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지만, 정식 출시는 2019년 이후다.
또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로 축구 경기 중 다양한 각도의 정지화면을 즐길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이나 선수를 선택해 돌려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KT는 골포스트 뒤편 2층에 94대의 전용 카메라를 설치했다.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에 부드러운 시점 변환을 제공하는 플라잉 뷰(Flying View) 기술과 원하는 선수를 선택해 그 선수의 영상만을 상세하게 볼 수 있는 프리-포커스(Free-Focus) 기능도 적용했다.
이날 KT는 한층 더 소형화된 5G 전용 단말도 공개했다. KT의 5G 규격으로 제작된 첫 단말로 기존 단말의 3분의1 정도까지 크기가 작아졌다.
정준호 KT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 팀장은 "지난 3월에 평창 5G 테스트 이벤트에서 소개한 5G 단말보다 작아졌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전에는 스마트폰 크기까지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에 구축한 5G 시범망은 경기장 꼭대기에 설치된 5G 기지국에서 전송되는 신호를 안테나가 수신해 5G 전용 단말에서 와이파이(WiFi)를 타고 스마트폰으로 구현됐다. U-20 월드컵 IT 분야의 공식 후원사인 KT는 예선과 본선 토너먼트 52경기가 열리는 전주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5G 시범망 구축을 모두 완료해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