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 시장에 적지 않은 효과를 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규모 무기 계약 체결 이후 방위산업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이스라엘에서의 행보에 따른 중동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록히드마틴·보잉 등 방산주 평균 1%↑...미·사우디 무기계약 체결 영향
지난 2009년 미국·사우디와의 무기 계약 거래 이후 약 한 달간 미국방위산업 ETF가 3.3% 상승한 데 비하면 방산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는 분석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방문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00억 달러(약 124조 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은 순방 기간 동안 이뤄낼 성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테러리즘 대응과 안보 강화'에 이번 순방의 방점을 두었다. 실제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중동 국가 정상들과 함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테러리즘 대응 등을 논의했다.
이스라엘 방문 이후 세 번째 순방국인 이탈리아를 거쳐 2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26~27일 시칠리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순방 일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단은 북한 핵 도발과 시리아 문제, 글로벌 테러리즘 격퇴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관련주가 추가 상승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 '이란 비방' 통해 이스라엘과의 관계 마련...중동 평화 중재 여부 주목
중동 내 평화 협정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테러리스트와 무장 조직에 대해 자금과 장비 등을 지원하는 '테러 지원국'인 만큼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도록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권 국가들이 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연일 비난하는 데는 전임 오바마 정부의 이란 핵합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의 적국이라는 점을 감안,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발판 삼아 중동 내 평화 협정을 마련하기 위한 물밑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수년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의 재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일단 양국은 △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문제 △ 이-팔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 팔레스타인 수감자 단식 농성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유대인의 성지로 통하는 '통곡의 벽'을 찾기도 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직 미국 대통령이 통곡의 벽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