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이슬람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각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외국 순방을 수행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슬람이 우리를 증오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인들의 시각이 진화하기를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도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여행의 한 중요한 부분은, 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단지 미국뿐 아니라 이슬람 세계에도 마찬가지로 해당하는 것인데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로의 문화와 신앙을 이해하고 그런 것들을 더 드러내 놓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인들과 서방 세계가 이슬람 세계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동안 반(反) 이슬람 감정을 드러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슬람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특히 지난해 대선 때부터 자주 사용해 온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radical Islamic terroris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미국은 여기(중동)에 가르치러 온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숭배하라고 말하러 온 게 아니라 상호 공유된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둔 파트너십을 제공하러 온 것"이라는 등의 호의적 발언을 쏟아내며 이슬람과의 관계 재설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그들이 사는 집에 가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가족들을 만나며 그들의 공동체를 직접 보는 것보다 우리가 더 잘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법은 없다"면서 "우리가 모두 결국 우리 자신, 국민, 가족들을 위해 똑같은 욕구와 열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평화와 번영,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잘 자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것은 바로 전 세계, 즉 이슬람권은 물론 비이슬람권에서도 강하게 견지하고 있는 그런 시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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