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때 불법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쳤다. 당시 "좋은 땅이 있어 소개해주고 싶다"는 부동산업자가 많았다. 물론 사기꾼이다. 이런 유혹에 대응하는 법은 간단하다. "그렇게 좋은 땅이 있으면 당신이나 투자하지 왜 알려주느냐." 돈방석에 앉을 정보를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공유할 이유가 없다.
우리 주식시장이 새 역사를 써가며 뛰어오르고 있다. 어김없이 '묻지마 주식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평소 주식을 한 사람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막연하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초보 투자자에 대한 걱정은 훨씬 크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불어난다. 국내 증권사 신용거래 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7조4910억원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틈타 주식 투자자를 현혹하려는 작전세력도 포착됐다. 최근 특정 종목에 대한 매집을 부추기는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있다. 자신을 '부자아빠'나 '신부자아빠', '리치클럽'이라고 밝히는 이 메시지는 여러 전화번호를 통해 전달된다. 해당 번호 서너 개에 전화를 걸어봤다. 어느 번호로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작전세력이 대포폰을 쓴다는 얘기다. 한 증시 전문가는 "메시지에서 언급된 종목을 보니 실제로 특정 시점에 매수세가 몰렸다"며 "문자 메시지에 현혹되거나 차트만 믿고 달려드는 투자자는 자칫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자에 언급된 한 상장사 관계자는 "회사 주가가 급등할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서 "이런 문자가 전파돼 유감이다"라고 얘기했다.